[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K팝 애니메이션 최초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역 매기 강 감독이 제작 비화를 전했다.

2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자간담회거 진행됐다. 현장에는 매기 강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김슬기가 맡았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비밀리에 악마 사냥꾼을 하고 있는 K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세계를 위협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 '한국인 정체성 간직한' 매기 강 감독 "정확한 고증으로 K-문화 녹여내고 싶었다"

이날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 이유에 대해 "초등학교 2~3학년 때 선생님께서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시며 지도에서 한국을 못 찾으시더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알려 드리며 직접 지도에서 한국을 찾아봤고, 두 국가와 달리 발달이 덜 된 나라로 표시돼 있어 충격적이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짚었다.

그는 "해외에서 만든 한국 콘텐츠는 고증이 잘못된 영화가 많지 않나. 또 아시안 판타지를 담기 위해 잘못 연출된 경우가 있는데 한국인으로서 무척 기분이 나빴다. 정확한 고증을 녹여낸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한국인 팀을 꾸려 영화 속 작은 요소까지 신경을 썼다"라고 전했다.

강 감독은 캐릭터 및 연출적 요소와 관련해 "특히 저승사자나 도깨비의 이미지는 서양에서 특별한 이미지다. 그래서 데몬이라는 주제를 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여기에 K팝이 더해져 더욱 재밌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문화 가운데 굿은 콘서트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 헌트릭스가 악귀를 물리치고 무대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 요소를 연결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세대에 따라 어떻게 음악 문화가 변화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연출적 요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무당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남성 의복을 입고 굿을 하는 것이 굉장히 강력하고 진보적인 부분이자 페미니즘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성서사와 무당의 요소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은유하는 방식으로 그려냈다"라고 전했다.

메기 강 감독

◆ 매기 강 감독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진 상상도 못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어 영화 부문에서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으며 곧 1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8곡이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이름을 올리며 애니메이션을 넘어 음악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특히 '골든'은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를 달성하는 등 역대급 인기를 끌고 있다.

매기 강 감독은 7년 간 작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진 상상도 못 했다. 팬분들에게 우리 영화룰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영화 나오고 한 10일 동안은 엑스(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하루 종일 봤다. 새벽 2~3시까지 휴대폰을 못 놓겠더라.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엑스가 한국어로 채워지는 걸 보면서 인기를 실감했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인기 이유에 대해 "영화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중요하다.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한 주제는 '수치심'이었다. 모든 사람은 사랑, 안정, 인정의 욕구가 있고 속내에 감추고 싶은 게 있다. 이처럼 보편적인 이야기를 말하면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심지어 6살 아이도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느낀 것 같다. 주인공인 루미의 감정을 느끼더라. 따라서 인종과 나이, 성별을 넘어서 사랑 받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에니메이션은 여성 캐릭터를 못생기지 않도록 만들거나 바보 같은 면을 없애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나와 같이 우스꽝스럽게 먹는 듯한 모습 등 코믹적인 요소를 가감없이 넣었다"라며 "애니메이션이 다층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성숙한 주제와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였으면 했다. 즉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으면 하는 의도였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빌보드 1위를 수성한 '골든'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매기 강 감독은 "골든은 가장 작업하기에 어려운 곡이었다. 주인공 루미의 캐릭터성, 그의 소망과 열망을 담을 수 있어야 했기에 가장 중요한 노래였다. 유명했던 아이돌의 후손인 그가 마주하는 압박 등 배경을 담고자 했으며 이와 함께 다른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도 전하고 싶었다"라며 "노래가 상당히 부르기 어렵도록 높은 음으로 구성된 이유도 분출하는 감정과 음악의 힘을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음이 높을수록 더 깊은 감정을 담을 수 있지 않나"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메기 강 감독

◆ 매기 강 감독 "'케이팝 데몬 헌터스' 후속작? 비하인드·아이디어 多"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미국 언론에서 오스카상의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수상을 하기 위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내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이라도 인정을 받는 것은 영화 산업에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며 대단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매기 강 감독은 한국 문화와 K-콘텐츠의 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H.O.T. 의 팬이었던 그는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문화에 대한 시각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며 "많은 교포들은 정체성 혼란이 고기도 하지만 난 그런 적은 없다. 난 늘 한국인이라고 소개하고 강력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캐나다인이라는 정체성을 까먹는다"라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성공적인 K-콘텐츠를 완성한 강감독은 향후 산업에 대해 글로벌 크리에이터와의 협업과 진정성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소프트파워인 콘텐츠를 통해 세계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크리에이터의 힘을 빌려야 한다. 한국과 외국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나는 나의 한국적인 감성과 진심을 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매기 강 감독은 후속작 계획과 관련해 "아직 오피셜은 아니지만 비하인드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많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신 걸 안다"라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는 향후 협업할 아티스트에 대해 "함께 하고 싶은 뮤지션이 많지만 트로트나 다른 장르의 한국 음악으로 선보이고 싶다. 거기에 또 헤비메탈도 더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6월 20일 공개됐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