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 자칫 진실마저 뭉그러뜨릴 폭로의 위험성을 상기할 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4.05(금)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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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알려지지 않았거나 감춰져 있던 사실을 드러냄, 흔히 나쁜 일이나 음모 따위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이른다‘는 ‘폭로’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나쁜 일이나 음모 따위가 거대한 힘에 가로막혀 처벌되지 못하고 여전히 강건할 때, 그리고 폭로자가 그 힘과 정면으로 마주할 만한 입장에 있지 않을 때,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정도로 추려볼 수 있겠다.

폭로는 위력이 상당하다. 특히 상대가 다수의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거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거나 하는 인물일수록, 해당 사안이 세간의 비난을 크게 사는 일일수록 그 여파가 관련된 사람들에게 안기는 정신적 충격은, 전쟁 중 투하된 폭탄이 일으키는 비극의 크기와 엇비슷하다 보아도 과언이 아니리라.

즉, 그만큼 위험성이 큰 방법이 폭로다. 겨누던 이만 해를 입는다면야 인과응보라고 여길 수 있겠다만(어디까지나 그 폭로가 사실일 때다), 문제는 사안과 관련 하나 있지 않으나 그 혹은 그녀의 지인이고 주변에 있었다는 이유로, 심지어 일면식도 없었으나 운 나쁘게 걸려들어, 애꿎게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무분별한 활용은 괜한 잡음만 발생시켜 폭로의 목소리 자체를 소음으로 만들어버리니 정작 드러나야 할 진실마저 여러 억측과 루머에 파묻혀 버리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러니 이만저만 애를 써봐도 도통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고 억울한 목소리가 갈 곳을 잃고 말 위기에 놓였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서 ‘폭로’를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 식법이 아닐까.

이혼 소송 중인 배우 ‘황정음’은 얼마 전 자신의 SNS를 통해 배우자의 상간녀로 추정되는 여자의 사진을, 폭로성으로 게시했다가 대단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알고 보니 사진 속 그녀는, 상간녀는커녕 황정음이 상대하고 있는 배우자가 누군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저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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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정도가 있지, 애꿎게 하루아침에 ‘상간녀’로 오인되고 낙인까지 찍혀 듣지 않아도 될 험한 소리를 한가득 듣고 말았으니 이런 황당한 피해의 상황이 또 있으랴. 자신의 엄청난 실수를 인지한 황정음은 개인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혼란스러운 감정 상태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바로 고개를 숙였지만, 그녀의 빗나간 폭로에 정통으로 가격당한 피해자로서는 마땅치 않은 해명이다.

지극히 황정음 중심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심정을 알아달라는 데 집중된 사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황정음은 그녀의 사정이 아닌, 그냥 지나가다, 엄밀히 말하면 지나간다 볼 수도 없는 위치에서 순전히 그녀의 착각에 의해 던져진 돌에 맞아 피해를 당한 사람의 상황과 심정을 충분히 고려한 내용을 담은 글로 거듭 사과해야 했다.

이 황당무계한 해프닝은 폭로의 방식이 남용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적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진실에서 비롯되었을지라도 발동된 후의 ‘폭로’는 진실과 거짓을 가리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시작된 폭로가 힘을 쏟는 건 오로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켜 겨냥한 대상에 치명상을 입히는 일일 뿐이니까.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경솔하게 다루었을 시 종종 과열되어 예기치 못한 피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황정음의 경우가 딱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그녀 자신에게도 좋을 게 하나 없다. 자칫 그동안 배우자에게 쏘아올린, 그녀에게 있어 진실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폭로성 글과 발언이 이번 실수와 한데 버무려질 수도 있는 까닭. 이번 일을 계기로 ‘폭로’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했을 테니 그만큼 잘 활용해야 함을 기억하여 힘겹게 해온 그간의 분투를 뭉그러뜨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황정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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