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재벌 3세와 촌사람의 세기의 결혼, 희귀병에 걸린 주인공, 그리고 병 걸린 주인공의 재산을 노리는 제3의 세력까지.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지만 맛깔난다. 그리고 이런 낯익은 맛을 통해 '눈물의 여왕'은 주말 안방극장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7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은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3.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4%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9.6%보다 3.4%P나 급등한 수치이며, 1회가 기록한 5.9%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한 뒤 종영한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 주말극 '고려거란전쟁'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시청률 상승세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과 '고려거란전쟁'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는데 10회(약 5주)의 시간이 걸린 반면 '눈물의 여왕'은 단 2주 만에 이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tvN 주말극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긴 건 '일타 스캔들' 종영 후 약 1년 만. 짧지 않은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난 만큼 tvN은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눈물의 여왕'의 선풍적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기존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클리셰적인 요소들을 세련되게 잘 풀어냈다는 점이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희귀병을 앓는 재벌 3세, 그런 그의 재산을 노리는 제3의 세력과 연인을 지키려는 정의감 투철한 시골 출신 능력자까지. 자칫 잘못하면 올드하고 기시감 넘치는 작품이 될 수도 있었지만, 기존의 드라마에선 주로 남성이 맡았던 역할을 여성으로 바꾸거나 주인공이 사실 자유를 되찾기 위해 이혼을 꿈꿨다는 등의 설정을 추가하며 신선함을 더했다. 요즘 시청자들이 추구하는 빠른 전개도 놓치지 않았다.

김수현과 김지원의 로맨스 호흡에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수현은 홍해인(김지원) 앞에서 무너지고 망가지는 굴욕적인 면을 연기하다가도 순식간에 멜로 눈빛을 장착해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으며, 김지원은 다시 사랑에 빠진 홍해인의 모습과 그의 내면의 고통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눈물의 여왕'은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가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흥행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승세가 유지만 된다면 제작발표회에서 외쳤던 목표도 더 이상 꿈은 아니다. 당시 김희원 감독은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보다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사랑의 불시착'은 8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한 뒤 최고 시청률 21.7%를 기록하며 종영한 바 있다. 지금까진 '눈물의 여왕'의 상승 속도가 더 빠른 가운데, 과연 '눈물의 여왕'이 '사랑의 불시착'을 뛰어넘고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톱3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눈물의 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