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또 한 번 구속을 피했다. 법원이 검찰의 추가 조사에도 불구, 구속 필요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 증거인멸 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유아인과 지인 최 모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약 12시간 뒤인 밤 10시 30분께 유아인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졌다. 최 씨 또한 심사 끝에 영장이 기각돼 귀가했다.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시술 수면마취를 빙자해 약 200차례, 총 5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 및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십 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 받아 투약하고 지난 1월 최 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포함됐다.

앞서 지난 5월 25일 경찰이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검찰이 3개월 간의 보완 수사 끝에 추가 혐의를 적발했다. 이에 119일 만인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 또한 이날 기각됐다.

◆ "다툼의 여지 있어" 경찰 보완수사, 영향 없었다

앞서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유아인 씨가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범행을 추가로 적발했다"라며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인 최 모씨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관련 공범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협박한 사실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새로운 쟁점이 됐던 대마 흡연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고 봤다. 유아인이 지인 A에게 대마 흡연을 단순 권유한 것인지, 실제로 교사에 이르는 행위였는지는 향후 다퉈야 할 문제라는 판단이다.

증거 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유아인이 지인 B씨에게 휴대전화 내용을 삭제하라는 이야기를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삭제를 이야기한 것인지, B씨가 삭제한 증거가 무엇인지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정확하다"라며 실제 증거 인멸인지, 유아인이 증거 인멸을 교사했는지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유아인

◆ 法 "유아인, 범행 일부 인정·검찰 증거 상당 부분 확보"

유아인은 이미 프로포폴 투약, 수면제 불법 매수, 대마 흡연 등 범행 일부를 인정한 상태다. 법원은 이 점을 참작해 "유아인이 일부 범행 상당 부분을 자백했고, 검찰이 관련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점을 고려했다"라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한 "유아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으며 주거가 일정한 점도 고려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유아인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게 됐다. 현재 프로포폴, 대마 혐의는 인정했지만 케타민, 졸피뎀은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코카인 투약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새롭게 추가한 혐의들도 법원에서 진위를 가려야 할 사안이 됐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