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동안 봐왔던 장르물과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그나마 여타 작품들 중 가장 현실감 있게 극에 녹여냈다는 점만 흥미롭다. 뻔하디 뻔한, 그리고 매력 없는 ‘사냥개들’이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청년경찰’로 버디무비의 진수를 보여줬던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배우 우도환 이상이 박성웅 허준호 등이 출연한다.

당초 올해 초 공개 예정이었던 ‘사냥개들’은 주연인 김새론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공개일을 미뤄야만 했다. 김새론이 연기한 현주는 건우(우도환), 우진(이상이)과 함께 극 중 삼각구도를 이루는 중요 인물이다. 이로 인해 제작진은 김새론 분량에 대해 통편집이 아닌 축소 편집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공개된 ‘사냥개들’은 복싱 선수인 건우와 우진이 사채 시장의 전설 최사장(허준호)과 그의 후계자인 현주를 만나 명길(박성웅)이 이끄는 불법 사채 조직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한 소시민이 어떻게 불법 사채의 마수에 걸려들고, 불법 사채가 어떻게 경제와 권력을 흔드는지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여타 작품 중 가장 실감 나게 그려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분만 냈던 앞선 작품과는 달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상공민의 비애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전 상황을 제대로 극에 녹여내 눈길을 끈다.

이 점 외에는 ‘사냥개들’은 전형적인 장르물의 공식을 따라간다. 작품은 선과 악의 구도를 명확히 나누고, 악한 세력에 맞서는 두 청년의 성장기를 그렸다. 캐릭터들도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선한 사람은 정의롭게, 악한 사람은 악랄하게 행동할 뿐이다. 평면적으로만 설정된 캐릭터들은 좀처럼 흥미를 끌지 못한다. 특히 우진, 건우, 현주가 첫 만남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은 빌드업이 부족하다 보니 개연성도 떨어지고 몰입도도 떨어진다.

메인 빌런인 명길도 마찬가지다. 명길은 극 중 상사였던 최사장을 배신하고 욕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박성웅의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건 왜일까. 이 기시감이 피로도를 높이며 좀처럼 극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캐릭터들의 지반이 약하다 보니 후반부 이야기 전개도 흔들거린다. 특히 김새론의 논란으로 현주의 분량이 삭제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우와 우진이 고군분투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로 인해 건우와 우진이 명길을 처단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는커녕 억지 해피엔딩라는 느낌이 강하다.

김새론 리스크가 아니더라도 매력 없는 ‘사냥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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