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아티스트와 팬들의 새로운 소통 방법으로 떠오른 팬플랫폼이 날이 갈수록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뒤 확장 속도는 더 빨라진 상황이다.


▶ 독보적 강자 위버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삼대 팬덤 플랫폼을 꼽으라면 하이브의 위버스를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33.6%)와 JYP엔터테인먼트(19.5%)가 투자한 디어유,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클랩(Klap)이 운영하는 유니버스라고 할 수 있다.

이중 가장 큰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건 위버스. 2019년 6월 정식으로 론칭한 이후 빠르게 아티스트 수를 늘려가더니, 지금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60여 팀의 아티스트들이 입점해 있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위버스가 빠르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적응이 필요치 않은 익숙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점. 아티스트가 글을 남기면 팬들이 댓글을 남긴다는 게 팬카페에서 주로 사용된 방식과 흡사하다. 여기에 아티스트가 댓글을 남기면 곧바로 알려주는 푸시 알림을 비롯해 번역, 보이스 리플, 글 숨김 등의 편의 기능도 탑재돼 있다 보니 점차 더 많은 팬들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위버스가 오로지 유료 구독자들을 위한 플랫폼이 아니란 점 역시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물론 멤버십에 가입할 시 독점 콘텐츠를 보거나 아티스트들의 일정을 일반 사용자보다 더 빨리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서비스 자체는 전 세계 어디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아티스트와의 소통이 어려웠던 팬들 입장에선 이런 팬덤 플랫폼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장점들을 등에 업은 위버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용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고, 올 2분기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2년 전 대비 71.4% 상승한 600만여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약 530만 명)과 비교해도 높아진 수치다. 가입자 수는 4600만여 명에 달한다. 이용자 수의 증가는 자연스레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버스 컴퍼니는 올해 상반기에만 146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4.6%(507억) 성장했다.

지난 3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여준 위버스의 사업 확장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무려 7년 동안 서비스되며 국내 대표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은 V라이브를 마침내 품게 된 것. 지난해 1월 네이버로부터 4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V라이브의 사업 양수를 발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는 자사 아티스트들의 IP를 이용한 NFT 플랫폼 '모먼티카(Momentica)'를 10월 중 론칭한다고 알리며 팬덤 플랫폼 강화를 예고하고 있는 중이다.


▶ 디어유, 만만치 않은 성장세

디어유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스타와 나누는 일대일 대화'라는 플랫폼의 최대 장점을 활용해 입지를 넓히고 있는 중이다. 디어유의 버블은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글로벌 팬 메신저 플랫폼으로, 아티스트는 모든 팬들의 메시지를 볼 수 있는 반면 팬은 아티스트의 답변만 확인할 수 있다. 팬 입장에선 아티스트와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이런 버블만의 독보적이 시스템은 순식간에 팬들을 매료시켰다. 론칭 시기인 2020년만 하더라도 4억 원의 적자를 봤지만 지난해 1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더니 곧바로 상장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현재 2분기에만 매출액 116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에 있다. 디어유 역시 하이브의 위버스와 마찬가지로 NFT를 도입하며 경쟁에 불을 붙일 계획이다.


▶ 유니버스, 후발주자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저력

유니버스는 지난해 1월, 타 플랫폼에 비해 비교적 늦게 출발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지니고 있다. 강다니엘, 권은비, 아이브, 더보이즈, 브레이브걸스, (여자)아이들, 하성운 등 팬덤이 두터운 총 35팀의 막강한 IP를 보유 중에 있기 때문. 후발주자이지만 MAU가 400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팬층이 탄탄하다. 특히 해외에서의 인기가 뜨겁다. 이용자 중 89%가 해외 거주자일 정도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유니버스가 위버스와 디어유 사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유니버스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뮤직비디오와 화보, 라디오와 예능 등 지금까지 제작된 콘텐츠가 6000여 편에 달할 정도. 누적 조회수는 2000만 회에 달한다. 이용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MAU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앱이 다소 무겁고 로딩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들려오자 곧바로 전반적인 UI(사용자 접속)·UX(사용자 경험) 개선 작업에 나선 것. 엔씨에 따르면 앱 업데이트 이후 일일 방문자는 2배, 재방문율은 10배 증가했다.

이처럼 팬덤 플랫폼들은 본인들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단 3년 만에 팬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비스로까지 성장했다. 여기에 NFT까지 더해지며 팬덤 플랫폼은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이 커질 전망. 과연 팬덤 플랫폼이 또 어떤 변화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마지막에 웃게 될 플랫폼은 어디가 될지 궁금증을 높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위버스, 디어유, 유니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