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스페인 원작을 리메이크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지태는 "마음가짐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며 "파트1을 보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파트2에서는 그런 궁금증이 해소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극본 류용재·연출 김홍선)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 극 중 유지태는 모든 범죄를 계획하는 교수 역을 연기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시즌5까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스페인의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한다. 넷플릭스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부담감이 컸을 수밖에 없었다.

유지태는 "많이 알려지고 큰 사랑을 받았던, 팬덤이 강한 드라마를 새롭게 소화한다는 게 부담감이 있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콘텐츠를 리메이크하는 게 더 유리하지 않냐"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원작을 시청하면서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의 매력과 열정에 반했고, '유지태라는 배우에게 너무 적합할 것 같다'는 회사의 추천을 받아 출연하게 됐다"고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판 '종이의 집'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원작의 매력을 한국식으로 잘 버무린 것 같다"고 자평하면서 "또 원작의 이야기를 시즌2 12개의 에피소드로 압축시키다 보니 속도가 빠르다. 원작 특성상 몇몇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빠른 전개로 그런 지루함 없이 우리 작품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지태의 말처럼 한국판 '종이의 집'은 원작과는 다른 매력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으나, 일각에서는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라며 작품의 완성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호불호 갈리는 평가에 대해 유지태는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사실 파트1에는 무엇 때문에 교수가 판을 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충분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원작을 보시면 교수가 왜 그랬는지 아시겠지만 한국판만 보신 분들이라면 의아할 수도 있다. 파트2에서는 그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계획이다"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유지태는 교수를 연기하며 초점을 맞춘 부분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교수 역할을 내가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을 때 '내 강점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적으로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는, 그 사회에 잘 적응돼 있는 교수의 모습을 녹여내 연기하고 싶었다. 안경 같은 부분도 뿔테보단 세련된 안경을 쓰려 했고, 의상도 캐주얼 슈트로 맞춰봤다. 다만 너무 꾸며져 있으면 사기꾼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주의하며 캐릭터를 완성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에 대해선 "엄청난 양의 문어체 대사를 설명으로 풀어내야 했는데 사실 쉽진 않았다. 설명 대사만 쭉 나열되면 시청자들이 지루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짧게 짧게 잡으며 대사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전달력에 포커스를 뒀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보며 연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 성우분들의 대사가 많이 나오는 데 그런 대사들을 따라 읽으며 홀로 연극하듯 연습했다"라고 전했다.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김윤진과의 합은 어땠을까. 유지태는 "김윤진 선배를 처음 본 건 '쉬리' 때였는데, 이렇게 함께 연기하게 돼 싱숭생숭한 기분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배가 얼마나 연기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한 신 한 신마다 파고드는 고민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합을 맞출 수 있어 굉장히 영광이었다"라며 "함께 연기하며 가장 초점을 맞춘 건 대사나 상황에선 그려지지 않는 인물들의 전사를 배우들의 앙상블과 감정들로 채워 넣는 것이었다. 대사에는 없지만 눈과 느낌으로 느껴지게끔 하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유지태는 '종이의 집'을 통해 넷플릭스와는 처음 작업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로컬에서 확장돼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생각이 전환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운을 뗀 그는 "'한국에서는 반응이 이랬지만 해외에서는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끔 만들었다. 워낙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기 때문에 작품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던 것 같다"는 소감을 들려줬다.

이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저쪽(미국)으로 진출하는 거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라며 "그런 말에 '그냥 하던 대로 한 거다'라고만 답했다. 한국의 콘텐츠가 계속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의 작품들이 1인치의 벽을 넘었으면 좋겠고 K 콘텐츠가 아시아와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주목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희망했다.

끝으로 유지태는 "해외 시청자분들인 '올드보이' 유지태만 아시는데 '종이의 집' 유지태도 알아주셨으면, 깔끔하고 이지적이고 멜로 소화도 잘 하는 배우로 인식됐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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