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매력적인 빌런이 메인 캐릭터의 존재감을 압도한다. 히어로에서 세계관 최강 빈런이 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칼렛 위치의 이야기다.

4일 개봉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감독 샘 레이미·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의 멀티버스 속, MCU 사상 최초로 끝없이 펼쳐지는 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다.

이번 영화는 MCU의 '완성형 히어로'라고 불리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솔로 무비이자 MCU 페이즈4의 핵심인 멀티버스 소재를 다룬다. 여기에 마블 최초의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보인 건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한 스칼렛 위치다. 스칼렛 위치는 어벤져스 히어로였던 완다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흑화하게 되면서 탄생한 빌런이다. 사기급 능력이 더해지면서 세계관 최강 빌런으로 꼽힌다.

이번 영화는 사실상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만큼이나 스칼렛 위치의 서사에 꽤 많은 무게 중심이 쏠려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의 후속편이라고 해도 될 만큼 스칼렛 위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메인 캐릭터인 닥터 스트레인지 보다 더 큰 존재감을 보인다.

사실상 스칼렛 위치, 즉 완다의 인생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몰입하기 어려울 정도다. 어릴적 소코비아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완다는 오빠와 함께 복수심에 하이드라 생체실험에 자원하게 되고, 마인드 스톤의 영향으로 초능력을 갖게 된다. 이후 어벤져스와 대립하게 되지만 일련의 사건 뒤 그들과 함께 적에 맞서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뿐인 혈육인 오빠를 잃게 된다. 이후 자신의 능력 때문에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범이 돼 동료이자 연인인 비전과 은둔 생활을 하던 중 타노스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하나뿐인 연인을 제 손으로 죽인다.

블립 사태 이후 어벤져스와 함께 타노스를 없애지만, 완다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다가 비전의 시신이 처참한 상태로 연구에 쓰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완다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는다. 이에 자신의 능력을 기반으로 현실을 조작해 비전을 다시 창조하고, 아이들을 낳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자신의 현실 조작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는다는 걸 알게 된 완다는 스스로 조작해 만든 세상을 없앴다.

이후 다크 홀드라는 저주의 책을 읽고 스칼렛 위치가 된 완다는 다른 멀티버스에 있는 자신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빌런으로 흑화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속 스칼렛 위치는 그간 마블 영화에서 등장한 그 어떤 빌런보다 잔혹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그 잔혹성과 광기의 이유가 가족과 연인에 대한 결핍이라는 사전 이해가 없다면 영화에 몰입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완다가 가진 슬픔, 분노, 집착 등 다양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감정선들을 찰나의 표정과 눈빛으로 담아낸 엘리자베스 올슨의 연기력이 감탄스러울 정도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마저 압도하는 엘리자베스 올슨의 엄청난 연기력과 존재감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스파이더맨만큼이나 기구한 인생사를 지닌 완다의 팬들의 눈물샘을 한껏 자극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