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옴니버스가 아니었더라면 러닝타임 내내 끔찍했을 뻔한, 옴니버스라서 다행인 영화 '서울괴담'이다.

27일 개봉되는 '서울괴담'(감독 홍원기·제작 쟈니브로스)은 욕망, 저주에서 시작된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선사할 10개의 현실 밀착 괴담을 다룬 작품이다.

우선 영화는 '터널' '빨간옷' '치충' '혼숨' '층간소음' '중고가구' '혼인' '얼굴도둑' '마네킹' '방탈출'까지 10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일단 옴니버스 형식을 선택한 점은 꽤 영리했다. 장편으로 만들기엔 부족한 이야기들이 단편으로 엮어지면서 짧고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10개의 에피소드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것들을 괴담의 형식으로 만들었다. 물론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개연성은 다소 떨어진다. 다만 냅다 기괴하면서도 뒤틀린 공포로 치닫는 이야기 전개가 마냥 어색하지 않다. 어색함을 느끼기도 전에 에피소드가 끝나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업계 잔뼈가 굵은 홍원기 감독이 구현한 공포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기대를 하고 보지 않았다가 놀랄 정도로 꽤 공포스럽다. 다양한 카메라 샷들과 음향 효과들이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시킨다.

가장 우려되던 지점이었던 서지수 설아 알렉사 엑시 이호원 정원창 주학년 셔누 등 아이돌 스타를 대거 기용한 점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꽤나 각 캐릭터와 이야기에 잘 녹아들었다. 몰입도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연기다. 오히려 스크린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얼굴들이기에 더욱 공포가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영화는 이야기의 얼개가 허술하는 점이 아쉽지만 옴니버스 구성으로 이를 상쇄하고, 아이돌 캐스팅으로 극대화된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 마니아들에게는 조금 부족하게 다가올 수도 있으나 킬링 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서울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