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무겁지만, 반드시 봐야하는, 또 외면하지 말아야하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베일을 벗었다.

18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제작 더타워픽쳐스) 언론시사회에서는 김지훈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설경구 천우희 김홍파 성유빈 등이 참석해 다양힌 이야기를 나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이번 작품은 동명의 일본 연극을 원작으로, 김지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 등 진정성과 연기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참여한 소식이 전해지며 올봄 극장가에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들이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마음 깊은 공감을 담아 펼친 열연으로 탄생한 생생한 캐릭터들은, 학교폭력 가해자 학부모 등 사건을 은폐하려는 이기적이고 추악한 인물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뜨거운 충격과 공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하타사와 세이코가 각본을 쓴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08년 일본 초연에 이어,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실과 깊이 맞닿아 있는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긴장감 넘치는 탄탄한 스토리로 담아냈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하루의 시간동안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극의 설정에 각색과 재해석을 더해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된 이야기를 펼친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사건을 은폐하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다채로운 공간과 상황 속에서 펼쳐지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 예정이다.

이날 김지훈 감독은 원작을 각색한 이유에 대해 “워낙 원작이 좋았다. 제가 부모에서 어느 순간 학부모가 되면서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안 되길 바랐다가 이 희곡을 읽고 가해자가 되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 아이들의 세상은 행복해야하고 온전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하는데 그 세상에 폭력이 존재한다는게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훈 감독은 “원작이 주는 파장이 저에게 컸다. 영화를 촬영했을 때보다 5년이 지났지만 학폭이나 아이들의 고통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보여졌을 때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와 그의 부모의 시선으로 영화가 전개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김지훈 감독은 “이 작품을 맡게 되기 전에 같은 소재를 다룬 좋은 영화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 영화들이 피해자의 고통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면, 이 원작은 가해자의 시선이었다는게 저에게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훈 감독은 “가해자의 시선에서 자기 아이들을 어떻게 그 세계에서 탈출 시키는가에 대한 주안점이 크다. 어떻게 보면 가해자의 시선으로 연출을 해야한다는게 힘들었다. 개봉이 미뤄지는 동안 그 문제가 반복된다는게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설경구는 학교 폭력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강한결’ 아버지이자 변호사인 강호창 역을 맡았다. 그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 부모들과 공모하며 치밀하게 사건을 은폐하는 이기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균형 있게 표현해냈다. 천우희가 사건을 둘러싼 아이들의 담임 교사 송정욱 역을 맡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려 애쓰는 인물을 연기한다. 송정욱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지닌 캐릭터로,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는 가해자 부모들과 대립하며 극에 변수를 불어넣어 긴장감을 유발한다. 또한, 문소리가 홀로 키우던 아들을 잃은 엄마 역을 맡아 대체 불가한 열연을 선보인다. 그는 진정성을 담아낸 연기로 캐릭터의 깊은 내면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 예정이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의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강한결을 끝까지 믿었고, 믿고 싶은 마음으로 엔딩 전까지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호창과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답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경구는 “저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 많이 갈등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극 중 송정욱 교사를 연기한 천우희는 “송정욱이라는 인물은 기로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교사이긴 하지만 기간제라서 담임으로서 해야하는 자격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 모든 기로에서 지켜본다고 생각했는데 관객과 가장 접점이 인물이지 않을까 싶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닌 제3자로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김홍파는 “제 아이가 키가 좀 작다. 처음에는 맞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조금 지나서 보니까 이 녀석이 패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학교 생활에 대해 물어봤다. 자기는 싸우지도 않고 부딪치지도 않는다고 하더라. 그러다가 자기 보다 키 큰 친구가 하도 괴롭히다니까 그 친구를 때려 눕혔다고 하더라. 근데 그게 학교에서 화제가 안 됐다. 부모로서 제 자식에게 잘했다고 말을 하지 못하겠더라. 피해자지만 가해자가 된 꼴이니까”라고 과거 자신의 겸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김홍파는 “이제는 학교폭력이 아이들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어른들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돌아보는 시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을 가해자 부모의 시선을 그린, 그리고 이 시기에 꼭 봐야할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7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마인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