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신작이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 데뷔작인 '헌트'가 비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칸 영화제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저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개최될 영화제의 초청작들을 발표했다.

칸 국제영화제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린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 팬데믹 여파로 행사 없이 공식 초청작만 발표했으며, 2021년에는 7월로 연기해 진행했다. 올해는 3년 만에 예년과 같이 5월 프랑스 칸에서 영화제를 정상 개최한다.

이번 영화에 진출한 한국 영화는 3편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경쟁부문에, 이정재 감독의 '헌트'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먼저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한국 영화 신작으로,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주연을 맡아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 소식이 전해진 뒤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쁜 봄소식입니다.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하는 영화제라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영화관에서의 집단관람의 의미에 관해 생각해볼 시간이 충분히 있었으니까요. 이번 칸에서는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다른 영화들도 많이 보고 누구보다 오래 기립박수를 치려고 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으 영화 '올드보이'(심사위원대상), '박쥐'(심사위원상), '아가씨'에 이어 4번째 칸 경쟁 부문 진출의 쾌궈를 이뤘다. '깐느 박'이라고 불리는 박찬욱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서는 어떤 결과를 얻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첫 한국영화 연출작인 '브로커'의 경쟁부문 진출도 눈여겨 볼만 하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 등이 출연해 신뢰를 더했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2001년 '디스턴스'(경쟁 부문), 2004년 '아무도 모른다'(경쟁 부문/남우주연상 수상), 2009년 '공기인형'(주목할만한 시선),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경쟁 부문/심사위원상 수상), 2015년 '바닷마을 다이어리'(경쟁 부문), 2016년 '태풍이 지나가고'(주목할만한 시선), 2018년 '어느 가족'(경쟁 부문/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올해 '브로커'로 통산 8번째 칸 국제영화제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송강호 역시 '브로커'로 지난 2006년 '괴물'(감독주간)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경쟁 부문),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부문), 2009년 '박쥐'(경쟁 부문/심사위원상), 2019년 '기생충'(경쟁 부문/황금종려상), 2021년 '비상선언'(비경쟁 부문)에 이어 통산 7번째 칸 국제영화제 초청의 영예를 안게 됐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도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배우 이정재는 첫 연출작인 '헌트'로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4년의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1인 3역을 소화해낸 이정재는 배우를 넘어 연출자로서도 스펙트럼을 확장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가득히' 이후 약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헌트'는 촘촘한 심리전부터 예측불가한 반전까지 몰입도 높은 스토리는 물론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액션과 빈틈없이 채워진 세련된 미장센으로 2022년 가장 완벽한 첩보 액션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정재 감독은 칸 비경쟁 부문 진출에 대해 "먼저 칸영화제에 감사합니다. 데뷔작의 첫 스크리닝을 칸에서 한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함께한 제작진의 뜨거운 열정과,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의 결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리고, 칸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라며 초청 소감을 밝혔다.

영화 '기생충'이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약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어떠한 활약상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