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나경' 박성준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인터뷰] |
| 2022. 03.16(수) 1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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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의 경찰수업, 박성준 |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어느새 운명이 됐다. 그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한다는 배우 박성준, 연기를 향한 마음이 대중에게도 잘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그다. 16일 종영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극본 김병수·연출 김병수)은 경찰대학을 배경으로 우리가 응원하고 싶은 청춘들의 사랑과 도전을 담은 청춘 성장 드라마다. "여름에는 겨울을 배경으로 찍었고, 겨울엔 여름을 배경으로 찍었다. 때문에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힘들게 작업했지만 재밌게 보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한 박성준은 "OTT 플랫폼에서 작업한 건 처음이라 사실 어색한 점도 많았다. TV드라마, 영화와 달리 크게 피부로 와닿지도 않더라. 또 실시간 반응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배우들은 준비한 작품의 평을 객관적인 시선에서 봐야 하는데 바로바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다 지인들이 커뮤니티에서 반응을 볼 수 있다고 알려줬다. 캡처해서 보내주기도 했다. 그런 걸 보고 조금 안심했다. 웃길 때 웃겨줘야 하는 캐릭터인데 다행히 그게 잘 표현됐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멘트가 있냐는 물음엔 "지난주 방송 이후엔 계속 '대일아 죽지마'라는 글만 올라오더라"라고 웃으며 "또 전작 '런 온'을 재밌게 보신 시청자분들은 내가 영일 역과 같은 인물인 걸 모르시고 놀라시더라. 그런 반응이 재밌고 감사했다"고 답했다.
극 중 박성준은 신입생 8인방 중 하나인 유대일 역을 연기했다. 유대일은 8인방 중 유머를 담당하는 인물로, 능글맞고 재치 있는 입담이 특징이다. 박성준은 이런 유대일을 완벽하게 연기해 내며 자칫하면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막상 박성준은 유대일과 정반대의 성격이라고. MBTI 테스트 결과가 ENFP인 유대일과 달리 자신은 "ISFP, 완전히 다른 성향"이란다. 박성준은 "시청자분들이 날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대일이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다. 낯도 많이 가리고, 먼저 말을 걸어주기 전엔 말도 못 건다. 그래서 유쾌한 성격을 지닌 대일이를 연기하기가 쉽진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그래서 매 슛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대일이처럼 텐션을 올려보려 노력했다. 이 밖에 부족한 부분은 작가님이 써준 글을 많이 참고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작가님께 따로 연락을 드려 대일이의 행동과 말을 완성해 봤다. 나 혼자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 판단해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또 동료 배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코미디는 절대 혼자서 만들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촬영 전에 리딩을 거듭하며 호흡을 쌓아갔다. 감독님도 믿고 맡겨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스토리를 공개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동료 배우들과의 첫 만남도 쉽지는 않았단다. 배우 8명이 처음으로 모인 상견례 자리에서 한 마디도 못했을 정도라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동생은 더더욱 어려워한다. 여성분들은 더 어렵다"라는 박성준은 "그때 나머지 7인방이 모두 먼저 내게 다가와 줬다. 덕분에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여성 배우들과는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 건 사실이지만, 촬영 중반부부터는 형 동생이 아닌 친구처럼 장난도 치며 촬영에 임했다. 동료들이 있었기에 부담 없이 작품을 잘 해낼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듯 자신과 180도 다른 유대일을 본인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잘 해내는 데 성공한 박성준. 하지만 막상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2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성준은 "부족한 면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 후하게 줘도 20점 정도 된다"고 자평하며 "배우들이라면 다 본인 연기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고 고민도 많았다. 촬영 전 10가지 경우의 수를 가져가 감독님과 상의 후 그중 베스트를 뽑아 연기했음에도 막상 차에 타는 순간 바로 후회가 된다.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에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 같다고 물으니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 같다. 예전엔 '이 정도면 됐다' '이 정도면 잘 했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점점 일에 대해선 박해지는 것 같다. 이런 게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행동이란 걸 알고 있어서 편하게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더라"라고 인정했다. 그는 "생각이 너무 깊어지는 듯해 최근엔 제주도에서 쉬고 오기도 했다"면서 "마음을 편히 하며 20대 때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졌다. 되돌아보면 그땐 연기가 인생의 전부라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연기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그땐 삶과 일의 밸런스를 못 맞췄다.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었다. 반면 지금은 고민을 거듭하며 많이 변화했다. 배우는 카메라 밖 일상도 건강하게 잘 잡혀야 현장에서도 건강하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새롭게 배웠다. 덕분에 이전보다 조급함이나 불안함이 없어지고 작품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도 보다 건강해지고 튼튼해진 것 같다. 다만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듯하다"고 겸손히 이야기했다. 박성준이 이토록 스스로의 연기에 엄한 이유는 그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연기를 사랑했던 건 아니었단다. 비교적 엉뚱하게 연기에 발을 디뎠던 것. "특별한 감명을 받아서 연기를 시작했던 건 아니"라는 그는 "학교 CA 활동으로 무언가 해야 했는데 축구부 등 유명한 부는 사람이 다 꽉 차있던 상태였다. 급하게 빈 부를 찾다 연극부에 들어가게 됐다. 여기라면 편히 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 연극을 준비했는데 내 연기를 보시고 선생님이 칭찬해 주셨다. 그게 학창 시절 때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칭찬이었다. 내 연기가 칭찬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고, 그걸 기점으로 단편 및 독립 영화에도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촬영 여건이 열악했으나 어린 나이에 으쌰으쌰하면서 뭔가 창작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15~20분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엄청났다. 그렇게 천천히 연기를 사랑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우연처럼 연기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박성준은 데뷔 10년 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박성준은 "지금껏 달려오는 와중에 많은 시련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물론 있었다. 그래도 그 시기를 잘 이겨내왔다는 점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더니,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이 일을 정말 사랑하는 배우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된 채찍질이 날 힘들게 하긴 하지만 당분간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작업할 것 같다. 아마 40대가 되면 그땐 조금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스튜디오앤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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