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각종 논란으로 파행을 겪었던 골든글로브가 제79회 시상식 개최를 앞두고 조직 개선안을 발표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시상식 개최 당일인 10일(한국시간) 오전 공식 SNS를 통해 조직 쇄신안을 발표했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인종 차별 및 각종 비리 문제로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뿐만 아니라, 미국 영화지만 한국 대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하는 등 아시안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백인 위주의 시상식이라는 비판에도 기조를 유지해왔던 골든글로브는 지난해 2월 제78회 시상식을 앞두고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보이콧이 일었다. HFPA가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급해 왔던 사실과 함께 87명의 HFPA 회원 중 흑인이 1명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리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여성 회원의 비중이 극히 적다는 점도 성차별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부정부패, 인종 및 성차별 논란이 거세자 골든글로브 측은 지난 5월 1년 이내에 회원을 20명 추가하고 향후 2년 이내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내용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안이한 대처라는 비판이 일면서 보이콧 운동에 불이 붙었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그간 시상식을 중계해 온 NBC마저 중계를 취소하는 등 골든글로브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아카데미와 함께 할리우드 시상식 양대 산맥이라는 명성마저 흔들릴 정도로 골든글로브를 둘러싼 보이콧 움직임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TV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오징어 게임' 팀도 넷플릭스의 보이콧 참여 여파에 따라 이번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존폐 위기까지 몰리자 골든글로브는 쇄신안을 발표하며 비난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간 가장 문제가 됐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 이사회 구성을 바꾸고, 새로운 회원을 충원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골든글로브의 회원이 백인 남성 위주로 구성 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큰 반발심을 야기한 바 있다.

HFPA는 "그간 세계의 여러 저널리스트들을 대표하는 다양하고 독특한 목소리들을 포함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구조를 바꾸고자 노력했다"며 "그 결과 새로운 이사회 구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쇄신안에 따르면 이사회의 여성 비중을 3분의 2, 유색인종의 비율을 3분의 1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 3명과 다양성 부문 대표 및 새로운 외부 CEO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회원 21명을 충원해 다양성 확보에 나선다. 국제 흑인 저널리스트 연맹을 비롯해 아시안-아메리칸 저널리스트 연맹, 히스패닉 저널리스트 연맹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단체의 인원들을 포함시켰다.

각종 논란으로 파행을 겪은 끝에 골든글로브가 내놓은 쇄신안이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 보이콧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