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다. 예쁘지만 매력없는 '해피 뉴 이어'다.

29일 티빙(TVING)과 극장을 통해 동시 공개된 영화 '해피 뉴 이어'(감독 곽재용·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영화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 멜로 장인 곽재용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이광수 고성희 조준영 원지안 이진욱 등 초호화 배우 라인업으로 기대를 받았다.

호텔 엠로스를 배경으로 15년 지기 남사친을 두고 사랑과 우정을 넘나드는 '삼각 로맨스', 극과 극 입장에 놓인 두 남녀의 예기치 못한 '사내 로맨스', 완벽한 타인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는 남자의 '비대면 로맨스', 4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한 옛사랑과의 '황혼 로맨스', 의리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의 '브로맨스', 10대 소년에게 찾아온 생애 '첫 로맨스', 자신의 인연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한 남자의 '나홀로 로맨스'까지, 14인 캐릭터의 다양한 러브 스토리가 담았다.

'해피 뉴 이어'는 연말 시즌 무비의 바이블 '러브 액츄얼리'의 한국판을 표방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실패했다. 14명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엮은 탓에 구성이 전체적으로 산만하다. 특히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한지민 김영광 고성희의 삼각 로맨스가 매력적이지 않으니 나머지 이야기들도 줄줄이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할 뿐이다.

'로맨스 맛집'인 줄 알았으나 허위 매물이었다. 삼각 로맨스, 재벌 2세와 계약직의 로맨스, 이미 우리들이 숱하게 봐왔던 것들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클리셰를 잘 활용한 것도 아니다. 나머지 로맨스들도 거기서 거기다.

허술한 디테일도 때때로 몰입을 방해한다. 일례로 들자면 물건 개수와 노크 수까지 신경 쓸 정도로 짝수 강박증이 있는 호텔 대표 용진(이동욱)의 차 번호판이 홀수인 것이 그렇다. 또한 몇몇 캐릭터들이 노래를 부르는 신에서 어색한 립싱크도 마찬가지다.

비주얼은 볼만 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동안 느낄 수 없었던 크리스마스와 연말 풍경들이 한가득이다. 그렇지만 그 비주얼만 보고 영화 관람을 선택하기엔 나머지 단점들이 너무 크다.

연말 시즌을 노리고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킬링 타임용으로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해피 뉴 이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