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추석 시즌, 가족들과 보면 좋을 따뜻한 이야기, '기적'이 베일을 벗었다.

1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제작 블러썸픽쳐스)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장훈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따뜻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이장훈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인 '기적'은 1988년 설립된 최초의 민자역사이자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간이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따뜻한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재창조된 이야기로 기대를 모은다.

양원역을 모티브로 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허구다. 그렇다면 이장훈 감독은 실화의 모티브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답은 꿈이었다. 이장훈 감독은 "이 영화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린 친구들이 꿈을 갖고 도전하고 부딪히고 상처 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하고 우리는 손 놓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있었다. 꿈은 혼자 실현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준경은 라희(임윤아)와 누나 보경(이수경)으로 인해 꿈을 갖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성장형 인물이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족을 가져와 서사를 완성했다. 이에 대해 이장훈 감독은 "제가 힘들 때마다 힘이 됐던 게 가족이었다. 라희(임윤아)가 밖에서 안에 있는 준경이를 끌어내 주는 역할이었다면 보경이 같은 안에서 밖으로 밀어주는 인물이 필요했다. 라희와는 재미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누나와의 이야기에서는 감정적인 것들을 건드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감동과 웃음,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완벽한 밸런스 조절로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으로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이장훈 감독은 "밸런스에 대한 질문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도 많이 받은 질문이다. 유머와 감동, 실화와 판타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인물 관계 간의 밸런스 등 여러 가지의 밸런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그럴 때마다 항상 생각했던 것은 이 이야기는 결국 준경이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결국 준경이에 이입해서 갈 것이기 때문에 준경이가 관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준경이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준경과 그 주변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기적 같은 이야기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하모니로 완성됐다. 새로운 캐릭터 변신에 나선 박정민,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몰입감을 더하는 이성민, 전매특허 당당하고 발랄한 연기로 스크린에 돌아온 임윤아 그리고 충무로의 기대주 이수경까지 연기 장인들이 빚어낸 하모니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배우들이 '기적'을 선택한 이유는 이야기의 힘이었다. 준경을 연기한 박정민은 "읽으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던 시나리오였다. 고민을 많이 하다가 다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또 눈물이 나길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같은 경우는 상황과 처지는 다르지만 누구나 꿈을 갖고 좌절했던 기억이 저 또한 있어서 준경이라는 캐릭터에 더 마음을 내주지 않았나 싶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관사이자 무뚝뚝한 준경의 아버지 태윤을 연기한 이성민에게 이번 작품은 더욱 특별했다. 실제 고향인 영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극 중 준경이 학교를 가기 위해 등교하는 길은 이성민이 실제로 학창 시절 등교하던 길이라고. 고향의 사투리로 연기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이성민에게 '기적'은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이성민은 "배경이 되는 곳이 저의 고향이었다. 배우가 되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곳이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했다. 저희 고향의 말로 연기를 할 수 없을까 꿈을 꿨던 것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 저희 영화였다. 운명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준경이 나이대에 준경이가 다녔던 루트로 고등학교를 다녔다. 제가 살았던 곳이 그 동네에서 유심히 영화 소품이나 배경을 봤다. 저는 준경이가 신고 있는 운동화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저도 그 당시에 그걸 신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라희 역의 임윤아도 "라희라는 캐릭터 자체도 너무나도 매력 있고 좋았지만, 일단 시나리오부터가 너무나도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저 역시 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이거는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확신이 있었다. 이런 작품에 내가 함께 참여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망설임 없이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윤아는 "라희가 굉장히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귀엽고 당당한 면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제가 느낀 것들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따로 준비한다기보다 제가 느낀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 부분에 집중해서 편하게 연기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보경 역의 이수경은 "저도 시나리오 재밌게 읽어서 선택하게 됐다. 저는 오디션을 보는 입장이었는데, 오디션에 너무 합격하고 싶어서 눈물이 잘 안 나는 스타일인데 감독님 요구에 부응하고 싶어서 안 나오는 눈물을 짜내려고 노력했다. 그 정도로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그전에 했던 역할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적'은 따뜻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 80년대 레트로 감성 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로 완성됐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간이역을 만든 사람들의 기적같은 이야기, '기적'은 1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