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하지만 미국 연기상 20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배우 윤여정이 후보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미나리'가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현지에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1cm의 장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2월 3일 오전 8시 30분(미국 현지 시각 기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화제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

이번 골든글로브 후보 노미네이트 결과는 '미나리'가 현재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59관왕을 석권하며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윤여정의 후보 불발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미국 연기상 20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모두가 예측하고 있는 상황.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에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모리타니안'의 조디 포스터,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나 젱겔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윤여정의 골든글로부 후보 지명 불발을 이변으로 꼽으며 골든글로브를 향한 비난하고 나섰다. LA타임스는 "윤여정의 후보 탈락은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로튼토마토 26%를 기록한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훌륭한 배우지만, '미나리' 신스틸러 할머니인 윤여정을 제치고 후보에 오를 자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나리'가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앞서 골든 글로브는 영화 '기생충'이 한국 작품이라는 이유로 외국어 영화상으로 분류해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배우들을 제외하고 미국 제작진으로 구성된 '미나리'도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분류한 것을 두고 현지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 영화지만 대사가 한국어 위주라는 이유로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지난 골든글로브에서 봉준호 감독은 "자막의 장벽을 1cm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모두 즐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언어는 바로 영화다"라는 수상소감을 전한 바 있다. 1년이 지났음에도 '1cm 장벽'은 여전히 허물어지지 않고 높아지기만 해 씁쓸함을 자아낸다.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이달 28일 NBC 방송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된다. '미나리'는 3월 3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