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홀로 서려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와 치유의 이야기 ‘아이’가 베일을 벗었다.

3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제작 엠씨엠씨)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언론시사회 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김현탁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 “선입견에 대한 반문”…위로와 치유의 이야기

이날 김현탁 감독은 아영과 영채를 각각 보호종료아동과 싱글맘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제일 처음에 이 시나리오를 쓰고 왜 이렇게까지 써야했나 고민이 많았다. 내가 왜 이 시나리오를 썼나 스스로 고민했다. ‘저런 사람들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저렇게 큰 친구들이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에 대한 반문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탁 감독은 “‘저런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잘 클 수 있을까’ ‘저런 사람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라는 제 나름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영화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현탁 감독은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방대한 자료수집과 인터뷰를 통해 영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현탁 감독은 “가장 잘 크지 못할 것 같지만 어떻게 버티고 있는 친구를 그리고 싶었다. 조사해 보니 보호종료아동 중에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그 친구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친구를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탁 감독은 영화의 제목에 대해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난 다음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아이처럼 느껴졌다. 딱히 더 좋은 제목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더라. 홀로 서려는 이 친구들이 아이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김향기는 ‘아이’에 대해 “먼 이야기 같지만 주변에서 숨 쉬고 있을 법한 이야기”라면서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기가 어렵지만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김향기x류현경x염혜란, 캐릭터에 공감이란 숨결 불어넣은 명품 연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는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등 연기파 배우들의 깊은 내공의 연기력으로 완성됐다. 먼저 영화 ‘증인’ ‘우아한 거짓말’을 잇는 치유 3부작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향기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 역할을 통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보호종료아동 아영이 녹록지 않은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은 애틋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러블리한 매력의 배우 김향기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빛을 발한다.

김향기는 “아영과 저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봤을 때는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대본을 봤을 때 아영이가 한 선택들에 대해 ‘왜?’라는 생각이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저와 닮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편하게 받아들이고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영이는 생활력이 강한 친구지만 본인이 노력해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있어서 자기도 모르는 자기 방어가 있다고 했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워하는 친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본을 읽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강렬한 개성의 실력파 배우 류현경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던 류현경은 실제 경험해보지 못한 생후 6개월 아이의 엄마 역할을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준비 과정을 통해 실감 나는 연기로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류현경은 “워낙 시나리오에 엄마의 고충이 잘 담겨 있었다.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아서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점과 좋은 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끊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해서 제가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실감 나게 초보 엄마를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영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미자 역할은 ‘경이로운 소문’으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염혜란이 맡아 눈길을 끈다. 강렬한 인상과 거친 말투로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듯한 미자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한 염혜란의 연기는 극의 활력과 긴장을 불어넣는다.

염혜란은 미자 캐릭터가 그동안 미디어에서 그려졌던 전형적인 이미지와 달라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분법적으로 나눠져 있지 않고 전형적인 이미지가 아닌 인물들이 살아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데 상처를 위로해주는 이야기들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염혜란은 사투리 연기에 대해 “시나리오에 감독님 고향이 경상도라서 미자의 말투가 그쪽 사투리였다. 근데 저는 그쪽 출신이 아니라서 사투리에 대해 끝까지 고민이 됐다”면서 “내가 편한 말투로 할 건지 사투리로 할 건지 고민됐다. 억양만 남은 걸로 설정하고 갔더니 더 어렵더라”고 고충을 전했다.

상처를 딛고 꿋꿋이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이 전하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 영화 '아이'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