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소통과 교감에 관한 이야기 ‘이웃사촌’이 베일을 벗었다.

1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제작 시네마허브) 언론시사회에서는 이환경 감독과 출연 배우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7번방의 선물’ 제작진, 7년 만에 뭉쳤다

이번 영화는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과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해 7년 만에 두 아빠의 교감과 공감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섬세하게 만들어냈다.

이환경 감독은 ‘이웃사촌’이 “’7번방의 선물’의 업그레이 버전이라고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7번방의 선물’의 핵심 포인트였던 가족의 사랑을 담벼락 사이 이웃사촌들의 우정과 사랑으로 확장하며 더 따뜻하고 진한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특히 ‘7번방의 선물’이 함께 격리된 상황 속에서 친구로 만난 인물들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었다면, ‘이웃사촌’은 서로 격리돼 쉽게 만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없었던 이웃사촌 아빠들이 더 큰 용기와 우정을 나누며 진정한 이웃사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다만 시대적인 배경과 인물들의 설정이 실제 인물들과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영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이환경 감독은 “1985년이 배경에다가 자택격리 이야기라서 연상되는 분이 한 분 계시겠지만, 다른 분도 자택 격리를 당했다. 두 분의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면서 그분들이 겪은 고충과 가족들에 대한 사랑, 바깥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영화에서 편안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정치적으로 보일 부분은 단절시켰다. 연상이 되는 지점이 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환경 감독은 “코믹적인 부분을 조금 더 배가시키려고 했던 것도 정치적인 이야기로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환경 감독은 “정치적인 메시지보다는 두 남자가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걸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환경 감독은 “두 남자의 우정과 이웃 간의 정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썼다. 저도 모르게 80년대 정치 상황을 슬쩍이라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다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 머릿속에 투영이 됐다. 하지만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사람 간의 따뜻한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정치적인 느낌으로 보시면 덜 즐길 수 있다. 그런 정치 색깔을 보지 말고 교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정우x오달수x김병철x이유비, 완벽한 이웃집 케미스트리

‘이웃사촌’에서는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진심을 담은 연기와 완벽한 이웃 케미스트리가 인상적이다. 먼저 주연을 맡은 정우와 오달수의 탄탄한 연기력은 영화의 웃음과 감동을 배가시킨다. 낮에는 친근한 이웃사촌으로, 밤에는 수상한 도청팀장과 도청대상으로 분해 상황에 따라 코믹과 감동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인 정우와 오달수. 두 배우는 처음 만났음에도 완벽했던 연기 합으로 공감, 코믹, 감동, 드라마라는 ‘이웃사촌‘의 복합적 장르를 설득력 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김희원, 김병철, 조현철, 염혜란 역시 수상한 이웃집을 날카롭게 의심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닥친 위기를 코믹하게 풀어 가기도 하며 색다른 이웃집 케미스트리를 통해 영화에 다채로운 재미와 매력을 더했다.

이어 정우는 “대권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워낙 감정의 기복도 있고, 감정 신이 많아서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너무 욕심이 났다.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 서면 외롭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고, 매번 작품 할 때마다 혼자 맞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새로운 경험도 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달수 선배님, 제가 어떻게 연기해도 다 받아주는 희원 선배님, 김병철 선배님과 이유비도 힘이 됐다. 이환경 감독님도 큰 힘이 됐다. 제가 고민을 넘어서서 너무 힘겨워할 때마다 현장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게 지휘를 잘해주셨다. 배우로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귀한 경험을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그때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도 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도 들었다”라고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달수는 의식을 연기하며 역사와 정치적인 인물로만 보이지 않게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야당 총재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이고 일반 사람들하고 전혀 다르지 않은 이웃의 모습이지 않나. 본의 아니게 가택연금을 당하게 되지만, 되려 가족들하고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로 다가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달수는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편견 없이 치우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역사를 전혀 몰랐다면 제 개인의 감정이 담긴 연기가 나올 수가 있는데 감독님과 그런 것들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자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웃사촌’은 25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