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건축학개론'으로 멜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이용주 감독이 이번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 '서복'으로 돌아왔다. 왜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 소재를 선택한 걸까.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제작 STUDIO101) 제작보고회에서는 이용주 감독과 출연 배우 공유 조우진 장영남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2년 '건축학개론'으로 개봉 당시 멜로 영화 역대 최고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전국에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이용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건축학개론' 이후 약 8년 만의 연출작이기도 하다.

이용주 감독은 8년 만의 감독 복귀를 왜 복제인간 소재로 한 '서복'을 선택한 것일까. 답은 27일 오전 진행된 '서복'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풀렸다.

이날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이용주 감독은 '서복'을 단순한 복제인간 물이 아니라고 했다. 복제인간은 우리나라에서 '서복'을 통해 최초로 시도되는 소재지만, 할리우드에서는 흔히 다뤘던 소재다. 그러나 이용주 감독은 앞선 복제인간 물과 '서복'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이 중요한 소재지만, 테마는 아니다. 언급된 영화들과 다른 결의 영화다. 복제인간이라는 장르성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경계가 있다"고 했다.

복제인간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영화적으로 풀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이는 영화의 제목과 영화 속 복제인간의 이름이 '서복'인 것과 밀접한 이유가 있었다. 서복은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아 나섰던 인물이다.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을 영화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영생'이라는 소재가 필요했고, 이를 영원한 삶을 사는 복제인간 '서복'을 선택하게 됐다고.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 서복에 대해 "서복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복제인간이다. 서복의 테마는 '영원'과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사람보다 시간이 빨리 가지만, 끝없는 시간을 사는 복제인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용주 감독은 죽음을 앞둔 인간 기헌과 무한한 삶을 살아가는 서복의 여정을 통해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을 '서복'에 풀어냈다.

여타 복제인간 소재의 영화에서 복제인간을 여성으로 설정한 것과 달리, 서복을 남성으로 설정한 것도 여기에 있었다. 이용주 감독은 "여자로 설정하면 기헌과의 로맨스가 발생할 것 같았다. 식상한 플롯이 될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남자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서복'을 통해 다루고 싶었던 키워드와 메시지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다. 여기에 배우 공유와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서복'은 콘텐츠가 공개될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서복'을 통해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을 말하고 싶었다는 이용주 감독이 어떠한 비주얼로 탄생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12월 개봉.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서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