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데뷔 5년 차, 배우 김수오가 '공식 수발놈'이 됐다. '악의 꽃'에서 문채원의 파트너 역을 맡은 그는 주요 순간이면 어김없이 등장,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다. 극 중 김수오는 선배 형사 차지원을 믿고 따르는 활기찬 성격의 막내 형사 임호준 역을 맡았다.

김수오는 티브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악의 꽃'이라는 좋은 작품에 합류할 수 있게 해 주시고, 매력 넘치는 임호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해 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염, 태풍, 장마까지 궂은 날씨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우들이 아무 걱정 없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신 전 스태프 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종영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멋진 작품 완성시켜 주신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 분들,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좋은 선배, 동료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을 만나 촬영장에 오는 매 순간이 설렜다. 임호준을 연기할 수 있어서 7개월 동안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군입대 이후 지난해 전역한 김수오는 '악의 꽃'을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그는 "전역 후 첫 복귀작이었던 만큼 작품에 캐스팅되기 전부터 촬영이 끝나고 시청자 분들께 선보이게 되는 순간까지의 기대감이 유독 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인지 '악의 꽃'을 통해 첫걸음마를 뗀 것 같은 기분이다. 아기들이 처음 뒤집기를 성공하고, 기어 다니다가 결국 두 발로 서서 첫걸음을 내디딘 후에야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악의 꽃'은 김수오라는 배우가 드디어 혼자 서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느끼게 해 준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오

김수오는 강력계 막내 형사 임호준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허당미를 동시에 발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강력계 형사로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팀의 막내로서 허당기 있고 귀여운 이미지도 있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상반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극 중 수사 과정에서 임호준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현장에서 서투르고 긴장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열정만큼은 호랑이지만 능력은 아직 동네 강아지 수준이다. 시청자 분들께서 열정 넘치지만 아직은 서툰 막내 형사를 귀엽게 봐주셨다면 성공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오랜 시간 회자됐던 강력 3팀이 염상철(김기무) 조직을 소탕하러 가는 장면의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등장 인물도 많고 액션신도 있었다. 촬영해야 하는 분량도 굉장히 많아서 다들 고생했던 장면이다. 나는 11인승 승합차를 직접 운전해서 좁은 골목길에 들어갔다"라며 "길이 워낙 좁다 보니 혹시나 차량이 주변에 부딪힐까 봐 조심조심 운전했는데, 감독님한테 혼났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긴박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있는 속력을 냈다가 급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는데, 같이 타고 있던 문채원, 최영준, 최대훈 선배 모두 그 순간 "으악"하고 괴성을 지르셨다. 차량 밖은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차 안에서는 다 같이 웃으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힘들면서도 즐거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김수오

김수오는 '악의 꽃'을 통해 '공식 수발놈'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마음에 안 들 이유가 없다. 너무 좋고, 기억에 남는 애칭이다.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선배들을 도와 이것저것 잘 해내는 모습이 수발놈처럼 보였던 것 같다. 일을 많이 해도 잘 안 보이는 캐릭터도 있는데, 임호준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봐주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김수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하는 모든 역할이 비슷비슷해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캐릭터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며 "판타지 요소가 섞인 사극을 좋아한다. 전우치 등 매력적인 한국형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사극이 제작된다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오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장장 7개월 동안의 '악의 꽃' 촬영이 이제 막 끝나서 지금은 약간 쉬면서 숨을 고르고 있다. 물론 쉬는 중에도 오디션도 보고 있고, 이야기 중인 작품도 검토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악의 꽃'처럼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역할로 시청자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배우로서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는 김수오가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