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진행된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오프라인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고 영화 상영만 오프라인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영화제 개최 개요와 선정 작품을 발표했다.

당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프라인 개최를 목표에 두고 일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오프라인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개최 방식을 두고 다각도로 논의를 펼쳤다. 논의 끝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10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기로 했던 기존 개최 기간에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로 일정을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폐막식과 레드카펫은 물론 많은 관객이 모일 수 있는 야외무대 인사, 오픈토크 등의 야외 행사와 소규모 모임은 진행하지 않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강력한 방역과 안전한 운영을 위해 다양한 부대행사들을 모두 취소하고 영화 상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용관 이사장은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의 1단계 상황에 맞춰서 가능한 정상 개최를 하려고 준비해 왔다. 그러나 8월에 상황이 급변하면서 1달 동안 고민했다. 추석이라는 가장 큰 변수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영화제를 2주 연기하게 됐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개최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실내에서 모일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영화의 전당에서도 그걸 염두에 두고 지침을 가져아할 것 같다. 추석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좀 더 좋은 상황이 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정이 가능하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현 시점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영화제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용관 이사장은 "2.5단계나 3단계로 갈 경우 영화제를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2단계가 임계선이고, 그 이상은 정부와 논의해 보겠다. 2.5단계가 계속되면 영화제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상영 여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주요 선정작 목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반 이상의 영화들이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들, 또는 극장 상영을 전제로만 이야기가 된 작품들이다"라면서 "이 영화들 중에 어느 한 편도 온라인으로 상영되는 걸 동의하지 않을 거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온라인으로 해도 상영할 수 없는 영화들로 판단된다. 이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될 것 같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극장에서 관객들이 이 영화들을 만나게 하는게 저희가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92편의 영화를 초청작으로 선정했다. 매년 평균 300편 이상의 영화가 초청됐던 것과 비교하면 적은 편수다. 이에 대해 남동철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좋은 영화를 많이 가져올 수 있었다. 메이저 영화제 선정작, 수상작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사실 작년까지 매해 300편 가량의 영화를 선정해서 상영했다.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 편수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많은 편수"라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홍콩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가 선정됐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조니 토, 임영동, 서극 등 홍콩의 전설적인 감독 7명이 홍콩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다. 이에 대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은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장 적합하고, 지난해 홍콩 상황에 가장 걸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선정하게 됐다"고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홍콩 영화 대가들의 삶과 아시아 경제 허브 도시로서의 홍콩과 영화의 산실이었던 홍콩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폐막작은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선정됐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 원작인 동명의 실사화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선정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무력함과 답답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착안해서 가슴 훈훈하게 해주는 작품을 선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협의 결과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가 적합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예매는 온라인과 모바일로만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상영관 내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예매 경쟁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이해를 해주시리라고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정부가 제시하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영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관객의 티켓 확인도 모바일로 할 계획이다. 그러면 QR코드 입력도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객분들이 어느 지역에서 오셨는지 동선체크가 필요한 경우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서 제한된 인원만 상영관에 입장 시키고 거리두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