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부부의 세계'의 후속으로 전회 19세 시청등급 편성이 결정되며 화제를 모은 '우아한 친구들'의 행보가 심상지 않다. 첫 회가 3.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되더니, 2회는 2%대로 급락한 것. 이러한 하락세에는 남다른 이유가 존재했다.

'우아한 친구들'(극본 박효연·연출 송현욱)은 지난 10일 첫 방송된 JTBC의 금토드라마로, 드라마 '또 오해영' '내성적인 보스' '뷰티 인사이드'의 연출을 맡은 송현욱 PD의 차기작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전회 19세 시청등급이 결정되며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그려질 것을 예상케 했고, 더군다나 '우아한 친구들'의 바로 전작이 최고 시청률 28.4%라는 종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부부의 세계'라는 점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 예상됐다.

심지어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송현욱 감독은 '우아한 친구들'을 "현실 밀착 미스터리"라고, 송윤아는 "내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작품"이라고 해 '우아한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돌아왔다. 스릴러와 코미디, 두 장르 속에서 갈피를 제대로 잡지도 못한 채 중구난방의 스토리가 연이어 펼쳐졌고, 여기에 호스트바, 헌팅, 비아그라 등 자극적이지만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소재들이 말 그대로 전개 속에 흩뿌려지며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우아한 친구들'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은 안궁철(유준상), 정재훈(배수빈), 조형우(김성오), 박춘복(정석용), 천만식(김원해) 등 남성 5인방이다. 다섯 남자는 함께 정기적인 술자리를 가지며 인생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한탄한다. 이 가운데 소소한 웃음을 꾀한 농담 같은 대사나 허당미 넘치는 행동들이 담긴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장면들은 실소를 자아내는 데 그치며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더불어 이들이 하는 행동도 이해가 안 되는 건 매한가지다. 안궁철은 과로로 세상을 떠난 천만식이 몰래 주머니에 넣어놓은 비아그라를 보며 눈물을 쏟고, 조형우와 박춘복은 "만식이처럼 살진 말자"며 도우미들을 노래방으로 불러내곤 도우미들이 자신들의 예상과 다른 터프한 모습을 보이자 게이 행세를 하며 노래방을 탈출한다.

이렇듯 네 남자가 수십 년을 함께 한 친구의 죽음을 겪었다기엔 현실감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에 시청자들은 '우아한 친구들'의 스토리에 도저히 몰입할 수 없었고, 코미디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진지하고 스릴러를 연상케 하는 BGM 들이 뜬금없이 등장함에 따라 그나마 있던 몰입도 바닥을 치게 됐다.

이런 이유 탓에 '우아한 친구들'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장르를 아직도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지적부터 "'부부의 세계'와 비교했을 때 너무 현실감이 떨어지고 유치하다"는 것. 심지어 "왜 19금 편성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우아한 친구들'은 다른 드라마가 12부나 16부작으로 편성되는 것과 달리, 17부작으로 편성되며 편성조차 특이함이 가득한 길을 걷고 있다. 과연 앞으로 보여줄 것이 15회나 남은 '우아한 친구들'이 특이한 드라마로 남는 것이 아닌 특별한 드라마로 남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JTBC '우아한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