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씨네타운'에서 배우 천우희가 영화 '버티고'를 소개했다.

2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이하 '씨네타운')의 '씨네초대석' 코너에서는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제작 영화사 도로시)의 전계수 감독과 배우 천우희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밖의 로프공 관우(정재광)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

전계수 감독은 '버티고'에 대해 "극 중 서영이 이명을 갖고 있는데 그의 주변에 있는 가족관계, 연인 관계가 무너지면서 감각을 잃어버리는 지경까지 일는다. 그러다 창밖의 로프공을 만나게 되고 이로 인해 큰 위로를 받게 되는 스토리를 그린다"면서 "'버티고'는 지치고, 바쁘고, 감정적 균열이 벌어지는 걸 방관하는 현대인들의 거울 같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계수 감독은 극 중 서영이 자신의 모습을 통해 만들어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감독을 하기 전 IT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는데, 서영과 같이 42층의 고층건물에서 일했었다. 그러다 서영의 나이쯤에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미래가 보장되지 않아 불안해했다"며 "직장생활이 내 길 같지 않았다. 이런 고민이 계속되다 보니 자연스레 연인과 멀어졌다. 어떻게 보면 서영과 너무도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는 전계수 감독은 "천우희를 보고 나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편지를 쓰는 등 캐스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천우희는 "감독님이 메일을 보내주셨는데, '버티고'가 어떤 영화인지, 본인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또 내가 어떤 연기를 보여주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해줬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아본 게 처음이라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티고' 촬영이 끝난 뒤에도 손 편지를 써주셨다"며 훈훈한 일화를 고백했다.

편지의 힘도 있었지만, 천우희는 '버티고'에 출연한 가장 큰 이유는 "시나리오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내가 오랫동안 연기를 한 건 아니지만 처음으로 의욕을 잃었던 때다. 더 뭘 해야 될지 몰랐고, 흥미가 소진된 느낌이었다"면서 "이 와중에 '버티고' 시나리오의 마지막 대사 한 줄이 나한테 하는 말 같았다. 그 대사를 보고 이 영화가 어떻든 간에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우희는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대사는 말할 수 없다. 힌트를 드리자면 정재광이 내게 하는 대사 중 하나"라고 말해 아쉬움을 샀다.

또한 천우희는 '버티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이 "마지막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옥상에서도, 스튜디오에서도 찍었는데 야외 촬영 당시가 너무 추웠다. 그때 미세먼지도 많아 촬영이 몇 번 실패하기도 했다"며 "그러다 청량한 하늘이 펼쳐진 날 촬영을 마무리했는데, 추웠지만 그때의 멋진 석양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영이 극한의 상황에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옷도 얇게 있었다"는 비화를 밝히면서 "내복을 걸쳐 입을 수 있는 외투가 있었지만, 혹시나 튼실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입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천우희가 출연하는 '버티고'는 17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파워FM '씨네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