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공효진은 ‘가장 보통의 연애’와 ‘동백꽃 필 무렵’에서 각각 성격이 정 반대인 선영과 동백역을 연기했지만,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남다른 열정으로 해석해 낸 그의 연기는 공효진이라는 배우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이유였다.

‘가장 보통의 연애’ (감독 김한결·제작 영화사 집)는 이제 막 연인과 이별한 두 사람의 현실적인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극중 공효진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파혼하고 오랜 시간 아픔을 겪고 있는 재훈(김래원)과 달리 만남과 이별에 대해 쿨하게 생각하는 선영 역으로 분했다.

또한 공효진은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편견에 가득 찬 시골 마을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싱글맘 동백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선영과 동백은 자신만의 신념과 원칙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성격만큼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공효진은 각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공효진은 ‘현실 연기’라고 불릴 정도로 자연스러운 자신의 연기가 “관찰을 좋아하는 평소 자신의 성향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거나 디테일한 면모를 알기도 한다. 그런 점이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습관도 한몫했다”면서 “여러 다큐 방송을 보는데, 회마다 다른 사람이 등장하니 짧은 순간임에도 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 보이고, 특출난 색이 드러나기도 한다. 동백도 평범보다 더 평범한, 존재감이 유별나지 않은 인물인데, 진짜 내 옆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공효진은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맡은 선영 역에 대해 “처음엔 보통 사람이 아니겠다는 느낌만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조금 파격적이었다”고 했다. 영화 속 선영은 자신을 비하하는 전 남자친구 동화(지일주)에게 성적인 농담으로 이른바 ‘사이다’같은 청량감이 느껴지는 복수를 한다.

이 과정에서 공효진은 “대본으로 봤을 땐 선영이 사용하는 단어가 쌔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막상 스크린에서 보니 느낌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웃음이 터질 줄 알았는데, 막상 대사가 나오니 시사회장이 조용해졌다. 그제서야 이게 생각보다 깜짝 놀라는 말이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본 리딩을 하면서 깔깔거리면서 생각 없이 내뱉었는데, 상대적으로 공격받는 사람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 중 김래원이 연기한 재훈은 선영과 티격태격하며 극의 재미와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공효진은 상대역 재훈이 술에 취해 전 여자친구에게 ‘뭐해, 자니?’라는 문자를 보내는 찌질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지만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많다 보니, 오히려 자신의 속을 다 보이고 다가오는 재훈의 모습이 투명해 보였다”면서 “선영의 경우도 재훈에게 관심이 없었으면 연락을 무시했을 텐데, 관심이 있으니까 음주상태 재훈의 전화를 받았고 썸을 타는 과정이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훈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지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자유니까요. 나에겐 그저 정리를 해주고 싶은 남자였어요.”

공효진은 재훈과 함께 한 여러 신 중 “둘이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배우들은 한 신에 꽂혀서 영화를 선택하기도 한다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는 이 신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서로 주고받는 대사와 리액션이 표현할 때 재밌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효진은 “촬영할 때 김래원이 실제로 기분이 상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과정이 강렬했다"는 공효진은 “핏대가 설 때까지 싸운 적도 있다. 대본이 워낙 딱딱 떨어지는 느낌이라 스크린에도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효진이 차기작으로 ‘가장 보통의 연애’를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도 컸다. 공효진은 “요즘 로맨틱 코미디(로코)를 보면 미화된 부분이 많다. 사랑을 너무 미화시킨다"며 “결국 남녀가 행복하게 영원을 약속하는 해피엔딩이 줄을 잇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엔딩이 장담이 안된다. 특히 신의 구성과 배치가 좋았다. 더 이상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깔끔한 시나리오라 생각한다. 요즘 로코물의 특징이 결말이 아름답게 끝나는 건데, 더 많은 걸 상상할 수 있는 엔딩이라 좋았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연기 속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배우였다. 그런 이유로 “눈물이 나지 않으면 우는 장면을 빼기도 한다"는 그다. 공효진은 “슬픈 대사가 아닌데 슬픈 척하는 게 가장 어렵다. 그래서 눈물 연기가 어려울 것 같으면 감독님께 장면을 삭제하자고 하거나, 지문을 지워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는 모습은 다 똑같구나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슬퍼도 눈물이 나지 않는 장면이 있고, 열 번을 들어도 눈물이 나는 대사가 있어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