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여전히 더 깊이 생각하지 못했고 경솔했다. 스타라는 자리에 대한 잘못된 해석, 그가 지금 누리고 있는 풍요로움이 기반으로 두고 있는 것에 대한 무지함, 대중의 오래된 스타였음에도 승리가 여전히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다.

승리의 버닝썬 논란에 관한 사과는 그의 단독 콘서트 무대 위에서 이루어졌다. 당연히 팬들은 괜찮다는 뜻의 환호를 보냈고, 콘서트는 아무 일 없이 진행되었으며 앞으로의 국내 및 해외 일정도 무리 없이 소화할 듯싶다. 문제는, 그의 사과가 참 안타깝게도, 콘서트장 내에서만 효력이 있었을 뿐, 밖에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본인의 단독 콘서트 자리를 빌려서 하는 방식의 사과가 적합했나, 하는 반문이다. 강남권 소재의 클럽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정도로 무게감이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승리의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자체로 그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임을 의미한다. 즉, 그 누구도 버닝썬 이야기를 꺼내며 뒤늦은 사과를 하는 그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던지지 않을 게 분명한 자리라 할까.

승리의 사과를 받을 대상은 콘서트장 밖에, 더 많이 존재한다. 안 그래도 이미 마음이 크게 상한 이들인지라 아무리 진정성 있는 말을 듣는다 할지라도 고깝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데 참석하지도 않은 콘서트에서의 사과라니. 솔직히 말하면 어찌 되었든 하긴 했다는 명목상의 사과로밖에 보이지 않아, 남아 있던 소량의 신뢰마저 탈탈 털어내야 할 정도다.

그가 실제적 운영엔 참여하지 않았다는 게 진실이라 할지라도 클럽 버닝썬은 스타로서의 승리의 입김, 그것도 대외용 입김을 타고 대중에게 알려진 곳이다. 이는 그가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것에 비할 수 없을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간 수많은 팬들과 대중이 그가 속한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무대를 보고 열광하며 부여한 애정이 만들어낸 힘이라 하겠다.

스타가 공인도 아니면서 공인으로 여겨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단순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서 돈을 버는 걸로 끝나지 않고, 얻어진 마음으로 인해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어 버리니까. 그래서 사회의 문제나 어두운 곳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고, 도저히 이러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보통의 도덕률은 보란 듯이 지켜주는 책임 있는 의식과 태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스타란 이유로 옥죄는 것만 같나. 최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 노력하나, 사람인 이상 잘못을 저질렀다면 제대로 사과를 하고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른다, 대중이 스타에게 바라는 책임 있는 의식과 태도는 이 만큼에 불과하다. 보통의 우리들도 대부분 삶에서 감당하고 있는 수준이다.

대중은 시기가 늦어지고 있긴 해도 승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확한 해명과 스타로서 제대로 된 사과의 뜻을 전하는 정면돌파의 방식을 취할 거라 믿었을 터다. 이렇게 비루하고 비겁한 태도의 사과를 전하 줄은 상상도 못했을 터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정을 무리 없이 이어갈 줄도. 상황이 이러하니 이들에게 승리의 사과가 말뿐인 반성, 말뿐인 불찰로 여겨질 수밖에 없으리.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