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영화인들의 생생한 웃음과 눈물은 올해도 어김없었다. ‘제39회 청룡영화제’에 내로라하는 충무로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장내를 빛냈다.

23일 오후 8시 55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MC 김혜수, 유연석이 진행한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청자들과 영화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거나 때론 폭소케 한 그들의 말을 모았다.

◆ 유연석, 미워할 수 없는 말실수

올해 처음 진행을 맡은 배우 유연석은 케이블TV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구동매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뭇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며 인간미를 과시했다. 그는 남녀신인상을 소개하던 중, 급기야 김혜수를 ‘선배님’ 대신 “선생님”으로 호칭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런 후배 유연석을 능숙하고 순발력 있게 챙기는 김혜수, 당신이야말로 청룡의 퀸입니다.

◆ ‘독전’ 진서연, “출산? 잘못된 부분 있다”

진서연은 영화 ‘독전’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선보이며, 올해 ‘청룡영화제’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그런 그는 최근 아이를 출산한 후 첫 공식석상으로 이번 영화제를 택했다.

유연석은 “출산한지 열흘 만에 나오셨다” “딸이라고 들었다”고 말을 걸었지만, 진서연은 “잘못된 게 있다”며 황급히 상황을 시정했다. 그는 “현재 출산 4주차.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고 해명하는가 하면 아이의 생김새에 대해 “신생아는 다 똑같이 생겼더라. 그냥 아기처럼 생겼다”라며 아들의 면모에 ‘쿨’한 면모를 보여 장내 폭소를 유발했다.

◆ 김혜수 “故 김주혁, 많이 그립다”

이날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은 ‘독전’의 악역으로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고인을 대신해 대리 수상에 나선 소속사 나무엑터스 김석준 상무는 “영화 독전에서 함께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주혁씨도 많이 기뻐하고 있을 것 같다. 잘 전하도록 하겠다”라며 고인의 생전 면모를 강조시키는 발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모두가 김주혁을 그리워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진서연은 눈물을 쏟았고 이는 카메라에 포착되며 모두의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계의 좋은 동료였던 김혜수 역시 “못다 한 그의 열정만큼 너무도 갑작스럽게 떠나간 김주혁 씨, 많이 그립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 주지훈 “내 핑크 수트? 고추장 색깔”

올해 ‘암수살인’, ‘1987’ 등으로 맹활약한 배우 주지훈을 빼놓을 수 있을까. 이날 그의 남다룬 ‘룩’이 시선을 모았다. 그는 모델 출신다운 훤칠한 키와 패션감각을 자랑하며 핑크수트를 선택했다.

청정원 인기 스타상을 받기 위해 올라온 주지훈은 자신의 수트에 대해 “고추장 색깔에 맞는 것 같다”는 돌발 발언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청정원의 기업 색깔을 고려한 것은 물론, 모두를 웃기는 역대급 유머로 회자될 만했다.

◆ “미쓰백의 무게”…한지민의 뜨거운 눈물

이날의 여우주연상은 ‘미쓰백’ 주인공 한지민이었다. 올 한 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흔치 않았던 상황에서, 아동 학대라는 사회 현안을 폭로한 이 작품은 한지민에게 많은 사색을 안기기도 했다.

이에 한지민은“"배우에게는 새로운 캐릭터를 도전할 수 있다는 시간이, 그 시간동안 겪는 어려움이나 고충이 정말 감사하게 다가오지만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었고 많은 어려움들이 내겐 참 큰 무게감으로 다가왔다”는 진솔한 속내를 전했다. 그는 “무겁고 힘들었던 시간 끝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미쓰백’ 가진 영화적 진심 덕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쓰백’ 배우로서 갖는 욕심보다는 우리 사회 어둡고 아픈 현실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같은 마음으로 ‘미쓰백’을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이 상이 보답됐으면 좋겠다”라며 영화의 자체적 공을 강조했다. 물론 그는 이지원 감독, 권소현 배우, 김시아를 향한 고마움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