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이범수가 믿는 '진심'의 힘 [인터뷰]
2018. 11.09(금) 15:38
출국 이범수
출국 이범수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배우 이범수는 흥행이 보장된 대규모 작품보다는 작지만 진심 어린 메시지가 돋보이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듯 이범수가 믿고 있는 '진심의 힘'은 30여 년 꾸준한 연기 활동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출국'(감독 노규엽·제작 디씨드)은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쫓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범수는 과거 민실협 활동으로 국내 입국 금지를 당한 후 서독으로 망명한 영민 역을 맡았다. 영민은 자신의 학문을 높이 평가한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방북을 선택하고, 이에 가족과 헤어져 그들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80년대 자신이 학생이었기에 남다른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이범수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우리 시대 아버지들은 '다 어디로 가셨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라고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버지들이 다 옳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다. 과거엔 부딪히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나고, 막상 아버지가 돼보면 화해를 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고 했다.

더불어 실제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범수는 딸과 헤어진 영민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며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를 잃으면 어떨지 느낌으로 안다"고 말한 이범수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장을 하다 보니 느낌도 새롭고, 감정도 풍부해진 것 같다. 삶에 대한 깊이가 생기는 것 같다"고 남다른 감정의 배경을 털어놨다.

그렇기에 이범수는 자신의 실수로 가족들과 헤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영민에 대해서도 "어떤 결과에는 못 미쳐도 노력을 한 아빠로 남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해야 했다. 눈만은 살아있는 그런 아빠로 그리고자 노력을 했다"고 속내까지 헤아렸다. 그러면서 "같은 아빠, 또 남자로서 오영민을 그냥 꼭 안아주고 싶었다. 당신이 선택한 삶이고, 이게 최선임을 안다. 수고했다고 말을 하고 싶었다. 꼭 안아주며 위로를 하고 싶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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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신의 경험을 덧입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이범수다. 그렇기에 이범수는 '출국'에서 연약한 학자의 모습에서 가족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점차 강인해지는 영민의 모습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인다. 이범수 역시 캐릭터의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블록버스터나 화려한 작품도 매력이 있지만, 배우로서 희로애락의 깊은 감정을 표현해본다는 게 좋았다. 그만큼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영민의 성장 과정이 무리하게 전개되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조심스러움은 좀 있었다. 공부밖에 모르는 '샌님' 같은 범생이 같은 남자가 달라지는 이야기기 때문"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갑자기 영화 '테이큰'의 리암 니슨이 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렇다고 고문관 같으면 그것도 이상하다. 나름 용기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수위 조절이 필수였다"고 연기 접근법을 설명했다.

이범수의 말처럼 '출국'은 여느 첩보 영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평범한 한 인물의 부성애에 초점을 맞춘 탓에 화려함과 방대한 스케일보다는 현실성 높은 감정과 공감을 내세운 것. 이범수는 "자극적인 것들도 흥미가 있고 재밌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만큼은 가족, 아버지 등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거 당부했다. 특히 이범수는 영화에 담긴 진정성 가득한 연기와 메시지를 강조하며 "시작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아주 소소한 시작, 초라한 시작이라도 그게 진실이 되면 상관이 없는 것 같다"며 "그 '진짜'로 인해 생명력이 확장되는 것 같다"는 소신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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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범수가 현재 가지게 된 연기관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과거 영화 '영웅본색'을 보고 배우를 꿈꿨다는 이범수는 화려한 활동을 꿈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연기를 제대로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고 했다. "배우는 시대를 대변하는 어릿광대"라는 말을 한 이범수는 "그러면서 배우도 함께 성장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흥행 제작자, 감독과 작업을 하면 안전하다. 하지만 그런 카테고리 안에서만 국한되면 안 되는 것 같다.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을 한다"고 거듭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진심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이범수는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온 것 같더라. 장애물을 만나면 넘어야 한다는 의지가 컸다. 그게 옳은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지난 30여 년을 회상한 이범수는 "축구 선수로 따지면 어떻게든 본선에 나가려고 노력하는 타입이다. 그러다 보니 32강, 16강을 들게 된 거라고 생각을 한다.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있었다. 행복감을 느낀다"고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후회없는 활동을 해왔기에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소신대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배우를 처음에 꿈꿨던 것처럼 자유롭고 싶다"고 말한 이범수는 "또 그 말은 두고두고 책임져야 할 말인 것 같다. 먼 미래에도 나는 일희일비하는 장사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뚝심 있는 소신을 보여줬다.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단 이범수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디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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