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영화 '덕구'의 배우들이 영화만큼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덕구'(감독 방수인·제작 영화사 두둥) 측은 17일 영화의 25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 "덕구의 마음을 잃어버릴 거 같아요" 한파도 녹인 정지훈의 열정

'덕구'에서 가장 많은 눈물샘을 터뜨리는 장면은 엄마를 찾아 나서는 덕구(정지훈)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여 웅변을 하는 장면이다. 촬영 당시는 그 해 마지막 한파가 왔을 때였으며, 이에 스태프들은 아역 배우 정지훈의 건강을 염려해 따뜻한 곳에서 촬영하기를 권했다. 특히 극 중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옷을 사줄 여유가 없는 할아버지(이순재)의 손에서 자란 손주였기에 얇은 옷에 소매도 올라와 있는 설정이었고, 이에 스태프들은 걱정이 더욱 깊었던 것. 그러나 정지훈은 "감독님. 덕구는 추운지도 몰랐을 것 같아요. 그럼 덕구의 마음을 잃어버릴 것 같아요"라며 씩씩하게 촬영에 임해 모두를 감탄케 했다.

◆ "할아버지는 돈 없잖아요" 대배우 이순재를 거부한 박지윤

극 중에는 주인공 덕구를 껌딱지처럼 쫓아다니는 동생 덕희(박지윤)가 등장한다. 박지윤은 촬영 당시 스스로 시나리오를 읽지 못하는 5세의 나이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데뷔를 했다. 박지윤은 연기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본능적으로 덕희에 몰입해 출연하는 모든 장면에서 귀여운 미소를 유발한다. 박지윤은 실제로도 촬영 현장에서 이순재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특히 그는 늘 시나리오를 손에 놓지 않으며 대사를 되뇌는 이순재에게 "왜 자꾸 했던 말을 계속해요?"라고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순재는 마트 촬영 때 장난감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박지윤을 보며 "뭐 하나 골라봐. 할아버지가 사줄게"라고 말했고, 이에 박지윤은 "할아버지는 돈 없잖아요. 서울에 가면 집에 장난감 많아서 괜찮아요"라고 답해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지윤의 천진난만한 매력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 "그림자 색은 모두 같아요"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담아내기위한 노력

'덕구'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방수인 감독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다문화가족을 더 이상 낯설음으로 해석하고 싶지 않았고, 또한 이번 영화로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방수인 감독은 "다문화 가정 또한 오늘을 함께 살아가고 앞으로도 함께할 우리 이웃들의 모습처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방수인 감독은 시골의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를 좋아하는 학생을 만났고, 그에게 "너는 뭐가 그렇게 좋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학생은 그림자를 가리키며 "저게 무슨 색인 것 같아요? 그림자 색은 모두 같다"는 대답을 내놨다고. 방수인 감독은 영화 속 덕구가 친구와 함께 정글짐에 앉아있는 장면을 그림자로 표현해 모두가 얼굴이 다를 뿐 같은 사람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 시나리오에도 없던 포옹 장면, 이순재마저도 '심쿵'한 인도네시아 소녀

극 중 절대 놓쳐서는 인물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소녀 안젤라이다. 덕구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게 하는 비밀의 키를 쥔 안젤라 역의 루루는 인도네시아 아이로, '덕구'가 데뷔작이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하고 있었던 루루는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을 감행했고, 특유의 해맑은 매력으로 스태프들을 행복하게 했다. 특히 루루는 인도네시아 장면의 마지막 연기를 하면서 복받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덕구 할아버지를 포옹을 했고, 이순재는 시나리오에 없는 갑작스러운 포옹에도 그 마음에 함께 동화돼 저절로 감정 표현이 가능했다고. 루루는 촬영을 마친 후 방수인 감독에게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할아버지잖아요. 그래서 안게 됐어요"라고 갑작스러운 포옹을 한 이유를 밝혔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지난 5일 개봉했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덕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