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호박씨' 사미자가 결혼부터 출산 후 성우로 제2의 인생을 살기까지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6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궁금한 스타쇼 호박씨'(이하 호박씨)에서는 원조 자수성가 워킹맘 사미자의 인생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사미자는 남편인 배우 김관수와의 첫만남에 대해 "성당에서 연극을 했는데 남편이 남자주인공이었다. 거기서 만났다. 그때는 순수의 시대였지 않냐. 만나도 손도 못 잡고 오빠라는 말도 못하고 '아무개씨 안녕하세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건 연애의 시작이 아니라 첫 만남이었다. 그 후에 3년 정도 텀이 있다가 본격적으로 만났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첫 만남 이후 겨울방학 동안 지방 연극을 한 달 동안 다녔다. 친해졌었다. 그런데 성당을 나가면 잠자리채 같은 것에 돈을 넣지 않느냐. 그걸 못 내서 성당에 못 나갔다. 그래서 헤어졌다. 내가 성당에 3~4년은 못 나갔다"고 했다.

다시 만난 것은 3~4년 후였다. 사미자는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덕수궁 앞에 초라한 군인이 걸어가더라. 그때 '관수씨'라며 소리를 질렀더니 놀라더라. 살면서 그 순간을 원수로 생각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 후에도 별 다른 진전은 없었다. 사미자는 "그냥 앎이 3~4년이었다. 남자로는 관심이 없었다. 얼마나 친했던지 엄마가 선을 보라고 해서 선을 보러 가면 저기 남편이 앉아 있더라. 선을 다 본 후 사미자는 남편이 '미자야. 저 사람 분명 사기꾼이야'라고 하며 선 본 남자를 격하게 반대를 하더라. 계속 선을 봤는데 늘 남편이 나왔다. 나도 다른 사람을 만나니까 영 불편하더라"고 했다.

그는 "그러다가 집에 데려갔다. 엄마는 '부잣집 맏며느리가 될 애가 가난한 빼빼를 데리고 집에 왔다'라며 반대를 했다. 아무 일도 있으면 안 된다고 하길래 나는 '친구다. 손도 안 만졌다'라고 말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결혼 발표 기사 후 속도위반 고백 기사가 났다. 그때 아버님 환갑이었는데 강화도에서 환갑잔치를 3일 동안 했다. 그 집이 잘 살았다. 한 방에서 모두 잤다. 뭘 했다는 것은 밤에 손 한 번 만졌다는 것밖에 없다. 결혼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때는 시댁이 부자 같아 보였다. 그래서 엄마한테 '그 집 잘산다. 우체국장이고, 손님이 3일 동안 오더라'며 부풀려서 이야기를 했더니 허락을 해주셨다. 그 다음부터는 둘이 막 나갔다"라는 설명을 보탰다.

또한 사미자는 "친해지고 나니 더 친해지더라. 그 즈음 엄마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을 시키려고 하길래 내가 '엄마 안돼. 나는 이미 애도 가졌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때 엄마한테 진한 욕을 많이 들었다. 혼전 임신은 아니었는데 폭탄 선언으로 1962년도에 결혼을 했다. 금방 말같이 되더라. 덜컥 임신도 했다"고 말했다.

남편 김관수는 KBS 1기 배우였다. 사미자는 결혼 후 동아방송 성우 1기에 지원해 다녔다. 딸이 6개월이 됐을 즈음 동아방송에 합격해 다녀야 했지만, 유부녀는 선발조차 하지 않던 시대였다.

사미자는 "애를 집에 두고 젖을 먹이고 왔다. 점심시간이면 집으로 달려가서 모유 수유를 하고, 떼어 놓고 집으로 오고 했다. 그런데 하루는 못 갔더니 엄마가 애를 회사로 업고 와서 사미자를 찾았다"라며 "결국은 화장실에서 젖을 먹이다가 들켰다. 전원주가 이야기를 했다. 그날 이후 뻔뻔스럽게 애를 업고 갔다. 그랬더니 6개월짜리가 웃으니까 얼마나 예쁘겠냐. 그래서 그냥 넘어갔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밖에도 사미자는 이날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연예계에서 은퇴 후 사업을 시작해 실패했던 이야기, 그 이후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해 들인 노력 등을 전했다. 또 남편과 자신의 건강 문제로 위기를 겪었던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 '호박씨' 제작진은 김태희, 오드리 햅번 등과 비교해서 뒤지지 않는 사미자의 젊은 시절 사진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사미자는 "김태희는 화장을 한 것이고, 나는 안 한 것"이라고 강조해 웃음을 줬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