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래퍼 슈퍼비가 그룹 에픽하이의 멤버이자 독립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의 수장인 타블로를 또 다시 디스해 힙합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슈퍼비는 13일 0시 공개한 신곡 '앰뷸런스'의 가사를 통해 지난 8월 출연한 케이블TV Mnet '쇼미더머니4' 촬영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함께 출연한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타블로와 경쟁을 벌였던 래퍼 인크레더블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디스곡을 통해 슈퍼비는 방송 당시 인크레더블이 하이그라운드 행을 결정지은 상태였고, 그 때문에 타블로에게 '오빠차'라는 곡을 받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인크레더블에게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며, 타블로와 인크레더블은 '쇼미더머니4' 전부터 연락을 하던 사이였다고도 강조했다.

슈퍼비는 타블로가 자신의 아이디어, 곡주제, 무대연출을 다 훔쳤다고도 폭로했다. 타블로가 힙합신안에서 일명 '정치질'이라는 것을 하고 있고, 다이나믹 듀오의 욕을 하고 다녔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스윙스가 군대에 가니 '펀치라인 킹'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했고, 인스타그램으로 랩을하지 말고 마이크를 잡으라는 도발도 했다.

슈퍼비의 타블로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26일에도 슈퍼비는 블랙넛과 함께 타블로 디스곡으로 보이는 '냉탕에 상어'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슈퍼비는 '쇼미더머니4'에서 자신을 탈락시킨 이들을 비판했고, 한국힙합이 '정치판'과 같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물론 슈퍼비의 저격은 그리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YG와 하이그라운드, 타블로가 최근 힙합신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거대 군단인 반면 슈퍼비는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경연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얕은 인지도의 래퍼라는 점에서 '노이즈 마케팅'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타블로가 슈퍼비의 '아빠차'가 아닌 인크레더블의 '오빠차'를 선택한 것에 대한 투정을 부리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슈퍼비의 디스가 무모해 보인다는 반응도 쏟아졌고, 실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뼈아픈 충고도 이어졌다.

그러나 어찌됐건 슈퍼비는 또 다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날카롭게 적어냈고, 비트와 함께 내뱉었다. 래퍼들의 방법을 선택한 거다. 신곡 공개 앨범의 재킷사진과 '앰뷸런스' 가사 말미에 자신의 진짜 전화번호를 공개, 진정성을 호소한 점도 눈여겨볼만한 내용이다.

무모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표현을 쓴다. 이에 대한 해석은 계란의 무모함을 지적하거나, 계란의 뚝심과 용기를 응원하는 쪽으로 나뉜다. 슈퍼비가 타블로를 디스하는 상황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타블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계란이 된 그의 행동이 무모함이 될 것인지, 용기가 될 것인지에 힙합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쇼미더머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