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동양인으로서 갖추기 힘든 성량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목소리로 유럽 오페라계 스타로 떠오른 테너 배재철(유지태). 아시아 오페라 역사상 100년에 한 번 나올 목소리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뛰어난 재능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받던 중 성대 신경이 끊기면서 목소리를 잃고 무대를 떠난다.

노래는 커녕 말하기도 힘든 상황에 이른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내 윤희(차예련)와 매니저이자 친구인 사와다(이세야 유스케)는 그의 성대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성대 복원 수술을 받은 그의 목소리는 이전에 낼 수 있던 소리의 30%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그치지만 꾸준한 연습 덕에 더욱 진정성 있고 깊어진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성악가 배재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린 영화는 역경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최고가 아니어도 빛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감동 실화 소재 영화의 익숙한 패턴을 답습한다. 목소리를 잃기 전후 주인공의 화려했던 시절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야말로 'FM'대로 따라간다.

오페라 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볼거리는 돋보인다. 영화 초반 전성기 시절 배재철의 진가를 드러내는 공연 장면은 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하는 흡인력을 갖췄다. 감독이 공들인 흔적도 역력한데 공간감을 살린 연출은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영화는 지난 2010년 스릴러 영화 '심야의 FM'을 내놨던 김상만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감독은 주인공에 전작을 함께 작업했던 유지태를 택했다. 그가 누구보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지태는 1년간 하루 4시간씩 전문 테너에게 트레이닝을 받으며 배재철의 발성 호흡 자세 표정 등을 철저히 탐구했다고. 그의 이런 노력의 결과는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나며 캐릭터는 생기를 얻었다.

배재철의 아내 역을 맡은 차예련도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를 살려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또 촬영지인 세르비아의 외경도 아름답게 담겼다.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러닝타임 114분.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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