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KBS2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극본 허성혜, 연출 배경수)가 지난 8일 정통멜로의 정석을 보여주는 결말로 종영됐다. 정세로(윤계상)와 한영원(한지혜)는 서로를 위해 이별을 했고, 3년 후 봄 다시 만났다.

하지만 박강재(조진웅)는 세로와 필도(정원중)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갈구하던 재인(김유리)의 사랑을 얻었지만 끝끝내 행복할 수 없었던 그의 마지막은 역시 세로였다. 그는 세로에게 전화해 “미안하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복수의 대상이었던 태오(김영철)는 검찰 조사를 받고 죄값을 받게 됐다.

지난 2월 17일 첫 방송된 ‘태양은 가득히’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총기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게 된 두 남녀의 안타까운 인연을 그려냈다. 복수의 대상을 사랑하게 된다는 큰 줄기가 황정음 지성 주연의 ‘비밀’과 닮아 있어 ‘제 2의 비밀’이라고 불리며 기대를 얻었다.

하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던 가운데 1, 2회 방송을 시작해 시선을 끌지 못했던 ‘태양은 가득히’는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MBC ‘기황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종영까지 단 한 번도 화제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 결국 ‘태양은 가득히’는 후반부 2.2%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맛보며 씁쓸해해야 했다.

그러나 ‘태양은 가득히’를 버리지 않았던 시청자들은 하나 같이 이 드라마에 호평을 전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식상한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끝까지 사랑과 복수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다리기를 하던 세로와 영원의 안타까운 모습부터 절대 악과 선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밀도 깊은 인물 설정은 막장이 난무하는 시대에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얻었다.

여기에 더해진 배우들의 호연은 극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윤계상은 매회 깊어지는 내면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한지혜 또한 그간의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를 벗어내고 눈물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조진웅과 김유리 역시 카리스마와 애절함을 넘나드는 연기력을 뽐내며 구멍없는 배우진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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