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2013년 올 한해도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TV까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 스릴까지 주며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

그런 작품들 중에는 배우들의 호연과 감독의 연출도 좋았겠지만 특히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작가들의 필력이 유독 도드라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이들에게는 예능 프로그램 작가를 거쳐갔다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이들 작가는 예능에서 쌓아온 탄탄한 구성력과 캐릭터 등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눈높이가 올라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특히 방송가를 술렁이게 했던 예능작가 출신들의 드라마들을 살펴봤다.


◆ 송재정 작가, 작품성+재미 모두 잡은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지난 5월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나인'은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99화수목금토일' '나인효과' '나인폐인' 등의 신조어까지 생기게하며 시간여행에 빠지게 만들었던 드라마다. 아홉개의 향으로 단 아홉번, 그리고 30분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제한을 두는 설정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만큼 긴박하게 극이 진행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나인'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스릴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박선우 역의 이진욱과 주민영 역의 조윤희의 달달한 로맨스까지 겹쳐지며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했던 요물같은 드라마였다. '나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지난해 '인현왕후의 남자'에 이어 두 번째 타임슬립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런 송재정 작가 또한 예능 프로그램 막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 SBS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MBC 시트콤 '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 참여했던 예능 작가였다.


◆ 이우정 작가, 속편은 망한다고? 이번에도 응답받은 '응답하라 1994'

이우정 작가는 과거 KBS2 '해피선데이- 1박2일'을 나영석PD와 함께 이끌며 국민 예능 반열에 올려놓으며 스타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탔다. 이어 나PD와 함께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로 소위말하는 '대박'을 쳤다.

거기에 같은 KBS 출신인 신원호 PD와 함께한 tvN '응답하라 1994'까지 이우정 작가가 손대는 작품마다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응답하라 1994'는 지난해 신드롬이라 불렸던 '응답하라 1997'의 속편으로 '속편은 망한다'라는 속설을 보기 좋게 깨주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정우는 오랜 무명시간을 청산하고 단숨에 스타가 됐다. 고아라와 유연석은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연기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드디어 연기력을 인정받게 됐고, 악역전문 김성균은 '포블리'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새로운 매력을, 손호준 또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거기에 아이돌 출신 바로와 도희 또한 의외의 연기력으로 가수출신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들이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담은 캐릭터와 그 시대를 살았다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상황들, 대사들, 사건들에 있다. 이우정 작가는 현재 케이블 방송 중 가장 핫한 드라마와 예능을 동시에 맡아 진행하며 '괴물'이라 표현해도 될만한 필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박혜련 작가,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최고 화제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

지난 8월 동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초능력을 가지 소년의 이야기라는 다소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소재를 법정 스릴러로 접목시키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특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보영 정웅인 이종석 등 배우들의 호연과 열연이 돋보였다. 하지만 허술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와 빈틈없는 대사와 설정, 매회 감탄을 자아내는 반전 등은 배우들의 호연과는 별개였던 박혜련 작가만의 힘이었다.

박혜련 작가 또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스타 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리기 전, MBC '테마게임'과 시트콤 '논스톱'의 작가를 거쳤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하명희 작가 또한 KBS2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거쳤고, SBS '주군의 태양'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 또한 오랜시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SBS '진실게임'의 구성작가로 몸 담았었다.

이어 오는 18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화제작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또한 과거 KBS '멋진 친구들'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등의 예능프로그램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은 앞으로도 이어질 예능 프로그램 출신 작가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CJ E&M,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