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살랑살랑 흩날리는 긴 머리, 해사한 웃음과 단박에 귀 기울이게 되는 청아한 목소리. 배우 김지현(32)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다. 남자들의 기억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청순한 첫사랑 같기도 하고, 조금은 쓸쓸하고 슬퍼 보이는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은근 로맨틱 코미디도 잘 어울린다. 정말 ‘팔색조’가 따로 없다. 뮤지컬 연극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종횡무진 활동하며 존재감 있는 배우로 인정받은 김지현을 최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났다.

뮤지컬 ‘풍월주’는 2011년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되고 리딩 공연을 통해 작품의 일부가 공개되면서 초연 전부터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신라시대 남자기생 풍월’이라는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로 매력적인 풍월인 열(정상윤 조풍래)과 그의 곁에서 항상 함께하는 운명 이상의 친구 사담(신성민 배두훈), 그리고 열의 마음까지 얻고 싶어 했던 진성여왕(김지현 전혜선), 이 세 주인공간의 서로 엉켜버린 관계와 사랑이라는 슬프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 섬세한 감정선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음악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리딩 공연에 참여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워너비 캐스트’ 1위로 등극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지현은 SBS 드라마 ‘대풍수’ 스케줄 때문에 아쉽게도 초연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듯 지난 6월 진행된 일본 공연뿐만 아니라 현재 재연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팬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 있지는 않았을까 싶어 질문을 하자 김지현은 “리딩을 굉장히 좋아해주셨는데 저 스스로도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는지 알 것 같았어요. 비록 완성된 공연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매력이 다분하다 싶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놓친 것들이 많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초연 때 구원영 언니가 공연하는 걸 보고 ‘그래, 맞아. 저렇게 아프고 응축되어 있는 어둠 같은 느낌이 막 터져야 하는 거야. 저렇게 했어야 했어’라는 생각을 했죠. 그런 뒤에 제 리딩 영상을 다시 봤는데 정말 부끄러웠어요”라고 당시의 감정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저는 약간 미실 같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대사 톤도 하이 톤으로 잡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굉장히 창피해요. 물론 리딩이다 보니까 그 작품을 100% 파헤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부끄러웠죠. 그러다 보니 일본 공연을 할 때 부담감이 생겼고 지금도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리딩의 느낌이 없어져서 아쉽다 말씀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죠.”

겹치기 출연을 잘 하지 않는 편인 김지현은 전작인 ‘번지점프를 하다’ 공연과 ‘풍월주’ 연습을 병행하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고도 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완성이 되어 공연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상태긴 했지만 ‘풍월주’는 계속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연습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해결이 되지 않은 부분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고. 그러다 보니 ‘번지점프를 하다’의 인우를 만나러 가기 직전의 슬픔과 ‘풍월주’의 열이를 죽여야 하는 슬픔이 조금 겹쳐지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이전에 한 번 공연을 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달라진 부분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던 것이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설명했다.


초연과 재연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풍월주’는 스토리나 동선, 의상과 무대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마치 새로운 공연을 보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한 달 동안 공연을 했었기 때문에 연출적으로 바뀐 부분들이 부딪히긴 했어요. 사실 재연을 하기 전에 ‘과연 이 공연을 내가 또 하는 것이 맞는 건가. 아니면 그냥 좋은 기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은 건가’ 하는 고민을 했어요. 아무리 비슷하게 간다고 해도 연출과 무대가 바뀌면 아무래도 부딪히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부분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그래서 연출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더 좋은 부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내 안에 남아있고,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깔끔하게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김지현의 설명에 따르면 연출이 요구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연기를 해보면 쉽게 잘 안 될 때가 있었다고. 그런데 이것이 지난번에 다르게 했기 때문에 불편한 건지, 아니면 정말 안 되는 거라서 불편한 건지, 이것을 스스로 판단 내리는 것부터 힘듦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면 연출님은 마지막에 칼을 겨누고 굉장히 오래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팽팽한 느낌을 원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그 노래를 하면서 칼을 겨누고 있기가 정말 힘든 거예요. 이해는 되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 되다 보니 이게 예전에 했던 것과 부딪혀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감정과 안 맞아서 안 되는 건지 혼란이 왔어요. 그래서 연출님이 주시는 걸 기본적으로 다 해다가 정 안 되면 불편한 부분을 얘기해서 바꿔나가는 과정이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쉽지만은 않았어요. 저도 그렇고 신성민도 그렇고, 공연을 했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워낙에 진한 감정이 묻어나야 하는 공연이고 아픔과 상처가 가득한 진성여왕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힘든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싶지만 김지현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라고 말하고는 생긋 웃었다.

“쑥 들어갔다가 쑥 나오고 그래요.(웃음) ‘번지점프를 하다’는 사실 제가 하는 부분은 즐거워요. 태희는 혼자 즐겁고 행복하다가 쏙 빠지고, 힘든 부분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라서 굉장히 나쁜 캐릭터죠.(웃음) 그런데 ‘풍월주’는 다른 공연에 비해 극장 올 때 기분이 업되어 있거나 들떠 있으면 좀 힘든 것 같긴 해요. 컨디션이 좋고 상태가 좋으면 배우로서는 되게 좋은데 이 작품 속 진성여왕을 연기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나쁜 일이 있다거나 뭔가 좀 안 좋거나 해야 슬픈 감정이 잘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풍월주’는 약간 슬픔을 준비할 필요가 있어서 극장 오면서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와요.”


음악을 들으면서 슬픔의 감정을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쉽게 그 배역에 몰입한다는 것은 집중력이 엄청나게 좋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김지현은 “좋아야 하는데...”라며 아직까지는 경사 무대나 의상에서 익숙해지는 시간이 부족해서 집중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무대가 제일 불편한 것 같아요. 경사무대에 적응을 하겠지만,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높이가 다른 곳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신경이 쓰일 때가 있어요. 잘 서면 괜찮은데 어떤 날은 뭐가 안 맞아서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창피해질 때가 있거든요.(웃음) 그런 것만 아니면 집중을 잘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여왕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워낙 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서 그 순간에 감정이 잘 잡히는 것 같아요.”

이런 김지현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은 열이 진성여왕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이다. 김지현은 “진짜 슬픈 것 같아요”라며 “여자로서의 모습이 나오는 유일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애원하고 매달리다 보니 불쌍하니까. 그런데 열이가 다정하게 대해주고 발을 씻겨줄 때는 가장 행복했던 얘기를 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내 발은 왜 이 모양일까. 나는 이렇게 아픈데 얘는 왜 내 발을 닦아주면서 나를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할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가슴이 아파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지현은 마지막 장면에서 열이 “칼을 든 자의 슬픔이 더 큰 법이거늘”이라는 대사를 참 좋아한다고도 했다. 김지현은 “그 칼을 들고 있는 자가 결국은 나이며 그 슬픔을 다 떠안고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말을 부정도 해보고 ‘넌 내 것이 될 것이야’라고 희망을 가져보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엔 혼자 남겨져서 되게 외롭고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쌍하고 제일 슬픔 사람이라는 마음이 들어요”라고 자신이 연기하는 진성여왕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고백했다.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바치는 여자. 그렇다면 김지현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김지현은 질문을 받자마자 웃으면서 “굉장히 쿨한 편”이라며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잖아요”라고 대답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지나 어떤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사랑하는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작품 안에서 원 없이 집착하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어요.(웃음)”

김지현은 털털하고 쿨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깊은 슬픔이 느껴지거나 단아한 캐릭터 제의를 많이 받기도 한다고. 지난 해 ‘풍월주’와 ‘번지점프를 하다’ 초연 제의를 한꺼번에 받았던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가 단아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했던 역할 때문에 다들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풍월주’ 속 여왕은 굉장히 강하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여러 가지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일본에서만 공연을 하고 끝내기엔 아쉽더라고요.”


자신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매력이 느껴져서 도전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을 선호한다는 김지현은 지금껏 했던 작품이 다 좋았었다며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이는 연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다는 김지현의 긍정적인 성격과 부합되기도 한다.

“공연하고 작업을 할 때가 전 늘 행복해요. 일을 이렇게 행복하게 한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너무나 감사히 좋은 공연을 계속 하게 되고, 연습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공연을 올린 뒤에는 관객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전 정말 즐거워요. 그렇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후회를 해 본 적이 없어요.”

배우로서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나이에 맞는 좋은 배우로 늙어가고 싶다는 것이 김지현이 바라는 배우로서의 삶이다. 그리고 김지현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과 그렇지 않은 역할 사이에서 너무 휘둘리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맡은 영역 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빛날 수 있는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었으면. 그렇게 흐름에 맞춰서 늙어가는 배우이길 바랍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애중이기도 하고 나이도 나이인지라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김지현에게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마디를 물었다. 이에 김지현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흔들림 없는 배우”라고 대답했다.

“연기를 할 때 많이 오픈한 상태에서 다른 이들의 의견도 듣곤 하지만 결국은 제가 OK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제가 납득을 하고 마음에 들어야 해요. 남이 어떤 말을 해도 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제 이야기에 더 귀를 많이 기울이는 편이라 연기를 할 때도 흔들림이 거의 없고 또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삶에 있어서도 묵묵히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마지막으로 먼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하는 ‘풍월주’ 관객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러자 김지현은 다소곳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초연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내주고 계신데요. 분명 좋은 점과 함께 아쉬운 점도 가지고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저 또한 공연을 했던 사람으로서 느끼는 좋은 점과 아쉬움이 분명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불편함이나 덜컥거리는 느낌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이 보완되고 채워질 것이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열, 진성, 사담, 운장, 궁곰, 부인들 모두 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공연장 안에서 또 다른 느낌으로 ‘풍월주’를 따뜻하고 또 슬프게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 못 다한 이야기 ::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그리고 태희


김지현은 지난 달 17일 막을 내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여주인공인 태희 역을 맡아 전미도와 번갈아 무대에 섰다.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인우와 태희, 그리고 환생해 17년 후 인우를 다시 만난 현빈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서정적인 음악에 관객들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공연이 끝난 뒤 일주일 여의 시간이 흐른 뒤 만난 김지현은 ‘번지점프를 하다’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정말 많이 우셨잖아요. 원래 눈물이 많으신 편인가요?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배우가 가질 수 있는 감성 정도죠. 그런데 ‘번지점프를 하다’는 정말 울컥 거려서 많이 울었어요. 사실 마지막 공연날은 눈물을 정말 많이 참은 거거든요. 그 전날 강필석 오빠와 전미도의 마지막 공연 때는 객석에서 아예 대성통곡을 했어요.(웃음) ‘어떡해 상현 오빠 울어. 기홍 오빠도 울어. 필석 오빠도 울어’ 하면서 막 울었죠. 그랬더니 막상 제 마지막 공연 때는 그렇게 눈물이 많이 안 났어요. (웃음) 정말 슬펐어요.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후에 마지막에 그렇게 울었던 건 처음이에요. ‘번지점프를 하다’는 제가 한 공연 중에 제일 슬픈 것 같아요.”

- ‘풍월주’도 눈물이 많이 나는 작품일 텐데, 많이 우나요?

“‘풍월주’는 대놓고 오열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이건 끝날 때 ‘번지점프를 하다’처럼 슬프고 아련하다는 느낌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작품이 가진 특유의 슬픔이 있긴 하지만요. 하지만 ‘번지점프를 하다’는 작품 자체가 착하고 예쁘고, 또 구성원 중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었어요. 진짜 다들 착하고 예뻤기 때문에 더 슬펐던 것 같아요.”

- ‘번지점프를 하다’ 마지막 등산 장면에서 행복하다 싶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았는데 커튼콜 때 배우들 때문에 같이 울게 되더라고요.

“마지막 공연 때는 산에서도 울 뻔 했어요. 인우를 볼 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또 왈츠를 추다가 나갈 때도 슬펐어요. ‘번지점프를 하다’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가지고 아직도 마음속에 많이 남아 있네요. (웃음)”

- 배우들끼리도 굉장히 많이 돈독한 느낌이에요.

“애들이 워낙 즐거웠어요. 그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커요. 분장실에서 항상 다들 밝게 있으니까 같이 어울려서 장난도 치고. 정말 즐겁게 공연을 했어요.”


- 개막 전 ‘뮤직에세이’에서 태희의 매력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었는데, 끝난 지금은 어떤가요?

“전미도와 다른 거? (웃음) 미도는 미도만의 색깔이 있고 저는 저만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전 조금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인우를 좀 더 보듬어주고 잘 리드하는 느낌의 태희였지 않나 싶어요. 인우를 좀 더 잘 잡아줬던 것 같아요. 약간 지혜로운 누나 느낌?(웃음)”

- 혹시 ‘번지점프를 하다’와 ‘풍월주’ 출연 제의가 또 다시 들어온다면 하실 의향이 있나요?

“‘번지점프를 하다’는 연습할 때도 좋았지만 공연을 하면 할수록 더 좋아졌어요. 정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구나.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구나, 란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한 번 밖에 안 해봐서 다시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해요. 근데 나이를 점점 먹으니까 과연 가능할까 싶은 거죠. 관객 모독 같기도 하고.(웃음) 그런데 ‘풍월주’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일본에서 원 캐스트로 원 없이 한 달을 꼬박 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3개월을 하게 될 거잖아요. 그래서 아직까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작품이 가진 슬픔이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 또 음악이 매력적이라서 끝날 때쯤 되어야 정확하게 알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M, 뮤지컬해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