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자식을 키우려면 물고기를 잡아주지말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말이 있다. 단막극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은 유선의 애틋한 모성애 연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7일 밤 방송된 MBC '드라마페스티벌-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에서는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10년 만에 친딸 서도윤(채빈)을 찾아온 강민주의 이야기가 담겼다.

극 중에서 강민주는 남편의 바람 때문에 딸 도윤을 맡긴 채로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유명세를 탔다.

서도윤은 신문기사로 10년 전 자신을 떠났던 친엄마 강민주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친엄마 강민주를 학교 체육 수업 도중 마주치면서 자신이 일진들의 '셔틀'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들통나게 된다. 이에 도윤은 친엄마 강민주를 매몰차게 대했다.

하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강민주는 한 달동안 딸 도윤과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했고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됐다. 민주는 함께 살면서 도윤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과 도윤의 친구 정연주(김주경)가 도윤 대신 셔틀을 하게되자 이를 방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에 민주는 비겁하게 친구의 위험을 외면하고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지 않는 도윤을 나무라며 자신이 도윤 대신 일진 윤나라(윤소희) 일행들을 만나 매일 같이 맞서겠다고 약속한다.

강민주가 나라 일행을 만나고 오겠다며 호기롭게 나간 것에 대해 기대를 했던 도윤은 코피를 흘리며 맞고들어와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는 민주의 모습에 실망했지만, 매일같이 맞고 오는 강민주가 아이들에게 폭행을 행사하지 않고 그저 나라 일행에게 맞아주고 있는 사실을 지켜보고 깜짝 놀라며 눈물을 보였다.

도윤은 자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라 일행과의 만남을 멈추지 않겠다는 민주가 차츰 걱정되기 시작하고, 결국 민주에게 "셔틀 자리로 돌아갈테니 나가지 말아달라"는 말을 듣게 된다. 강민주가 바란 결과까지는 아니었지만 조금은 용기를 가진 서도윤이었다.



그러나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금세 흘러가고, 도윤은 민주가 떠나기 전 전해준 책'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에서 민주가 자신을 지켜봐오며 그리워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주와 진정한 마음을 주고 받게된 도윤은 다시 아빠와 새엄마가 있는 집에서 민주가 시한부 삶이라는 사실을 엿듣게 되고, 아프리카로 떠나는 민주와 마주해 눈물과 미소로 이별한다.

민주는 떠났지만 도윤은 민주가 몸소 보여주고 가르쳐 준 마음을 되새기며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일진들을 막아서는 모습으로 이젠 결코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위기를 피하지 않는 당당함을 가진 인간으로 한 걸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단막극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은 얼핏보면 학교폭력을 극복하는 이야기로 보여질 수 있지만, 섣불리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피시키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 앞에 닥친 역경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자 하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낚시법을 가르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이 강조되는 내용이었다.

민주의 노력으로 나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던 서도윤은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선뜻 앞을 가로막아서는 인물이 됐다. 무모함으로 달려든 것이 아닌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도윤에게 이를 깨우쳐준 민주가 죽음을 맞이했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의 행복한 미소가 마주보고 있는 사진이 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은 죽음을 앞두고 항암치료보다는 남은 시간 스스로가 행복하고 보람된 일을 하고 사는 삶을 선택하는 민주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어떻게 살아야 스스로가 가치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유선과 채빈을 비롯한 출연진들의 안정된 연기와 능청스러운 민주의 친구 역으로 등장한 김민교의 열연은 이 단막극을 더욱 다채롭게 수를 놓았다. 하지만 한 달 간의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좀 더 짜임새 있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1회가 아니라 2회정도 분량으로 구성되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으로 벌써 6개의 단막극을 내보낸 MBC가 남은 4개의 단막극을 무사히 방송하고 향후에도 단막극에 대한 애정을 이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