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일본도쿄)=김지현 기자] "다시 시작하는 활동, 마음이 편치 않네요"


꾸깃꾸깃한 종이 위에 사과의 말을 직접 메모해 온 가수 신혜성이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건네며 고개를 떨군다. 심경을 묻는 반복된 질문에 그 역시 같은 말로 대답할 수 밖에 없다. 머리 속에는 죄송이라는 단어가 가득차 있다. 수많은 말들을 준비했지만 어떤 얘기를 꺼내야할지 모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6, 7일 양일간 일본 도쿄 유라쿠초의 국제포럼홀에서 열린 '2010 SHS find voice in song tour in tokyo' 단독 콘서트를 가진 신혜성은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마련, 제2의 활동을 시작하는 떨리는 심경을 전했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1년여 동안 대중 앞에 얼굴을 보이지 못한 그는 사건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무척 긴장된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남은 많은 활동에 대한 걱정스런 마음을 드러냈다.


소극적인 성격이라 다시 무대 위로 오르는데 남들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는 신혜성의 속내를 들어본다. 다음은 일본 현지 기자간담회 일문 일답이다.


오랜만에 공식 일정인데 근황 및 심경은?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일이 있었다. 기자들 앞에서 언급하는 건 처음이다. 다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바보같은 실수를 하게 되서 오랫동안 저를 아껴주시고 믿어주신 분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다. 그동안 내 자신을 돌아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힘든 건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 실망을 준 것이다. 잊지 않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그런 실수는 또 없을 것이다.


사건 후 첫 일본 공연인데 심경이 어떤가?


6일에 이어 두번째 공연이다. 평일이기도 하고 국내 취재진도 함께하는 자리여서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일본어로 노래한다. 지난 2월에 발매된 첫 일본 공식 음반에 수록된 곡이 중심이다. 모두 일본어로 수록된 음반이다. 공연은 빠르고 스피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숙해야할 시간에 일본에서 음반부터 발매한 이유는?


사건이 있기 전 준비했던 일들이 많았다. 일본 음반 발매를 포함한 아시아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었는데 내 실수로 모든 것이 중단됐다. 미루고 또 미루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사실 저도 바보가 아니라서 지금 활동하는 것에 따르는 부담이 무엇인지 잘 알고있다. 좀 더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하는데 걱정이다. 마음이 편치 않다. 일본 음반 발매는 원래 계약된 것이었다. 정말 마음이 편치 않다.

신화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예전처럼 여전히 잘 지낸다. 나의 실수가 있고 난 후 사이가 더 돈독해진 느낌이다. 서로 연락하면서 의지를 많이하고 있다. 멤버들 한명 한명 나를 챙겨주고 위로해주고 있다. 요즘 다들 군생활로 바쁜데 빨리 제대해서 한 무대에 서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멤버들이 어떤 위로를 해줬나?


일부로 장난스럽게 말을 건넨다. 사실 사건이 있기 전 연락이 뜸해서 서로 소원해진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전화를 자주하고 만남도 자주 갖는다. 멤버들이 전화 없이 집에 깜짝 방문하는 일도있다. 모두 내 기분을 좋게 해주려는 행동이다. 난 역시 신화가 아니면 안되는 것 같다. 그들 밖에 없다.


강타가 제대했다. S(강타-신혜성)의 활동계획은?


S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나도 애착이 크다. 최근 제대한 강타가 자주 S얘기를 한다. 사실 전부터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시기를 맞추기 힘들었다. 좋은 시기를 잡아서 곧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 최근 신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장수 비결이 이유다. 후배 아이돌 그룹에게 조언을 한다면?


후배 아이돌 그룹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그들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타깝다. 동방신기의 경우도 그렇다. 신화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대화 때문이다. 끊임없이 대화해야 서로 소통의 길이 열린다. 대화가 없는 순간부터 사이는 멀어진다. '상대방이 기분 나쁠지도 모르니 말을 말자'하면 멀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신화도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대화로 풀어나갔다. 금전적인 부분도 대화로 양보하며 서로 배려하다보니 갈등이 다 해결됐다. 다른 후배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말은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우선 7월 일본에서 발매했던 정규음반이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발매된다. 신화의 베스트 음반도 함께 발매될 예정이다. 국내 솔로 음반은 가을께 준비하고 있다. 또 이번 일본 공연을 시작으로 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투어도 준비중이다. 이들과 팬미팅도 가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1년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은 나를 믿어준 사람에게 실망을 준 것이었다. 다시 나오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고, 나도 나를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 가수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정말 팬들에게 죄송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노래밖에 없다. 오직 노래로 보답해드릴 것이다. 이번 새 활동에 난 내 모든 걸 걸었다. 1년만에 무대에 서니 오래만에 행복을 느낀다. 부디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티브이데일리 (일본도쿄)=김지현 기자 win@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