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유진모 편집국장] 드디어 원더걸스의 신곡 ‘2DT’가 공개됐다. 한 미 중 등에서 동시에 공개됐다고 소리만 요란했지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걸그룹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답보에 그친 모습이다.


인트로는 그럴 듯 하다. 마치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멜로디를 훑는 선예의 인트로 보컬은 ’어 이게 뭐지? 달라졌네‘라는 신선함을 주지만 이내 설익은 혜림의 보컬에 실려 후크송의 유치한 틀을 깨지 못한 멜로디가 나오면서 금세 실망을 준다. 다음 파트에서 이어지는 소희의 목소리는 점입가경이다. 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이펙트로 덧칠했다.


노래가 진행될수록 각 노트간 간격이 길어 맥이 끊겨 리듬감이 덜하다.


랩의 허술함에서는 실소가 터져나온다. 디스코와 R&B를 결합하려한 흔적이 역력한 이 곡에서 꼭 이런 함량미달의 랩을 넣을 만큼 조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복고적 느낌을 담고자 했다면 키보드 일렉트릭기타 베이스 드럼 관악기 등 최소한의 악기구성만큼은 진짜 세션맨으로 갖춰야하지 않았을까? 세계로 나가겠다는 원더걸스의 이름값을 담보해주는 최소한의 베이스는 ‘음악의 질’이다. 미디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리얼 인스트루멘털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선예의 고군분투가 눈물겹게 들릴 정도로 음악구성은 허점투성이다. 그나마 멜로디가 중간중간 후크송을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고 선예의 보컬은 풍부한 가능성을 던져준다.


뮤직비디오는 더 황당하다. 이 곡은 리듬은 흥겹지만 멜로디나 가사는 멜러다. 그런데 뮤직비디오는 코미디다. 박진영이 직접 우정출연까지 해가며 ‘미녀삼총사’ 혹은 ‘미션 임파서블’를 흉내내 SF코미디를 만들어냈으나 곡의 방향과는 말도 안되게 다르다. 음악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9명이 인해전술로 나오는 소녀시대에 비해 비주얼은 조금 떨어지지만 음악적으로는 그래도 좀 낫다. 심지어 이효리보다도 강점이 많다. 내수용으로는 경쟁력이 있을지 몰라도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이런 미디 음악으로는 어림도 없다.


첫 번째 선예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의 가창력의 향상이 시급하고, 두 번째 미국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이 달라져야한다.


흑인의 가창력이나 음악성은 확실히 한국인보다 신체구조적으로 우월하다.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음악으로 승부수를 띠우든가,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팝으로 경쟁하려면 최소한 그들만큼의 가창력과 음악성은 갖춰야 한다. 그 뒤에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승산은 있다. 백인들도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블루아이드 소울 가수인 현실이다.


[티브이데일리 유진모 편집국장 desk@tvdaily.co.kr / 사진=새음반 재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