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이 그린 '실낙원', AI와 모성애의 이중주 [종합]
2026. 10.12(월) 16:58
실낙원
실낙원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AI라는 최첨단 소재에 모성애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엮은 심리 스릴러 ‘실낙원’이 베일을 벗었다.

1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 언론시사회 종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김현주 배현성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해 ‘얼굴’에 이어 올해 ‘실낙원’까지 2년 연속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올 상반기 ‘군체’로 제7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한 해 동안 칸과 토론토에 나란히 서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토론토에 이어 이번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돼 국내외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얼굴’이 지난해에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그 용기로 ‘실낙원’을 찍을 수 있었다. 좋은 영화적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찍은 기억밖에 없다. 영화로 관객들과 호흡할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어머니가 쓴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저희 어머니가 항상 저를 걱정하신다. 글 쓰는 거 하나도 안 힘들다고 안심을 시켰다. 그게 계기가 돼서 다음 명절에 갔더니 정말로 연습장에 글을 쓰셨더라. 한 3편 정도 쓰셨다. 그 중에 한 편만 샀다. 기묘한 정서라고 해야하나, 마음을 끌더라. 악한 아들과 그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 어머니의 심리와 마지막 선택들이 3페이지에 걸쳐서 적혀 있었는데 그 심리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 심리를 향해서 깊이 탐구해보자는 마음으로 대본 작업을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그 심리를 100% 파악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한 인간의 심연에 들어가는 과정들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보인 것 같아서 지금까지 해왔던 영화 방식과는 달라서 기억에 남는다. 제 영화 작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좋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상호 감독은 토론토국제영화제와 “토론토 영화제에서도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외신 기자들을 만났을 때 깊이 있는 질문을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GV를 할 때 관객 분들이 영화를 너무 깊이 있게 봐주셔서 영화 개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의 주요 소재인 AI에 대해 “AI 시대에 인간다움이라는 건 사색이 있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사색 덕분에 희노애락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게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의 블랙홀 처럼 인간에게도 풀리지 않은 사색의 공간이 심연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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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 OTT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아 온 배우 김현주가 류소영 역으로 극장가를 매료시킬 전망이다. 더불어 드라마를 통해 맑고 투명한 이미지로 사랑받아 온 배우 배현성이 류선우 역으로 완전히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배현성은 “대사가 많지는 않다. 대사로 표현하는 것 보다 눈빛과 묘한 공기를 만드려고 행동이나 걸음걸이를 느리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연기를 해서 엄마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현성은 “선우는 말이 많지 않은 역할이기 때문에 엄마가 하는 말과 눈빛을 많이 읽고 잘 듣고 리액션을 하려고 했다.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선우가 집 밖에 나와서 오랫동안 활동을 했을 거란 생각이 있어서 거친 머리 스타일과 얼굴의 주근깨 분장을 했다. 선우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현주는 극 중 류소영의 심리에 대해 “극 중 9년이라는 시간이 두 사람에게는 서로 다르게 흘렀다. 류소영은 아이를 잃었을 때 현실을 부정하고 AI 가상현실 속 아들이 진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삶이지만, 속은 죽은 삶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날 돌아온 아들을 어떤 낯선 남자로밖에 생각 안 한 것 같다. 어느 부분부터 부정했던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는 배현성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현실적으로 저희가 가까워질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되지 않았다. 14회차 만에 촬영을 끝냈기 때문에 자기 역할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다. 오히려 촬영이 끝난 뒤에 친해졌다. 현성 씨가 아무래도 쉽지 않은 역할이라서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현주는 무엇보다 짧은 촬영 기간이 류소영을 연기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촬영 기간이 더 길었다면, 정신적으로 피해가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회차가 짧았기 때문에 집중도 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딜레마에도 빠지지 않았던 이유는 연기할 때 그 장면에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셨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사실 그런 게 잘 없다. 류소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키워드를 넣고 시나리오를 읽으면 그 감정일 수밖에 없다. 제가 느낀 그대로 표현하는 거다. 다만 류소영의 감정에 따라가는 것이 전부인 영화이다 보니까 진정성 있게 감정적인 연기를 해야했다”고 말했다.

‘실낙원’은 21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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