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또 해냈다…'닥터X' 시작부터 흥행한 이유 [TV공감]
2026. 10.12(월) 14:15
SBS 드라마
SBS 드라마 '닥터X'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배우 김지원이 또 한 번 해냈다.

tvN '눈물의 여왕'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지원이 약 2년 만에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로 돌아왔다. 전작의 성공 이후 선택한 복귀작인 만큼 부담도 컸을 터.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지원은 이번에도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닥터X'는 오직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병원 안의 부조리를 깨부수는 '수술방의 미친 계' 계수정(김지원)의 이야기를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일본 드라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시청률 11.4%로 시작해 2회에서 14.9%까지 뛰어올랐다. 단 2회 만에 3% 이상 오르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닥터X'가 전면으로 내세운 계수정 캐릭터는 상당히 흥미롭다. 계수정은 병원의 규칙보다 환자를 살리는 것을 우선시하고, 필요하다면 조직의 질서 자체를 뒤흔드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그 무엇보다 자신의 수술 실력과 확실한 신념을 앞세운다.

그간 메디컬 드라마에서 냉철함과 독설을 갖춘 천재 의사 설정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주로 남성 캐릭터 위주로 소비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시로 MBC '하얀거탑'(2007) 속 김명민이 연기했던 장준혁 캐릭터, KBS2 '닥터 프리즈너'(2019) 속 남궁민이 연기한 나이제 캐릭터,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2025) 속 주지훈이 연기한 백강혁 캐릭터 등이 있다.

이는 메디컬 장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열혈사제', '모범택시', '김부장' 등 그동안 SBS의 주된 흥행작들을 보더라도 차가운 카리스마를 지닌 남성 주연을 중심에 두고 극을 전개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SBS '닥터X' 속 계수정이 거침없는 입담과 뛰어난 실력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신선함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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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원

계수정의 매력은 김지원의 연기력으로 한층 살아난다. 앞서 김지원은 전작 '눈물의 여왕'에서 무심하고 까칠한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계수정 역시 집요하고 냉철한 면이 있지만, 보다 더 직선적이고 거친 면이 있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허술하고 엉뚱한 모습까지 드러낸다. 극과 극을 달리는 성격으로 인해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임에도 시청자들이 계수정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김지원의 안정적인 캐릭터 소화력 덕분이다.

'닥터X'는 겨우 2회까지 방송했지만 벌써부터 풍부한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다. 계수정이 상대하는 적은 단순히 악당 한 명이 아니라 거대한 기득권 세력이다.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윗선과 병원장, 그리고 그들끼리 뭉쳐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세력까지. 여기에 환자의 상태보다 VIP 환자를 우선시하는 병원의 현실이 더해진다.

결국 계수정이 깨부수려는 것은 한 사람의 권력이 아니라 병원 전체를 둘러싼 카르텔인 것이다. 때문에 계수정의 반항은 단순한 괴짜 의사의 독불장군식 행동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기존 시스템과 충돌한다는 명확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의사와 의사 용역소라는 설정도 이런 갈등을 극대화한다. 조직에 속해 조직의 질서를 따르는 의사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병원에 투입돼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술을 해내는 계수정의 존재 자체가 기존 시스템에는 불편한 변수다. 병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외부인이 들어와 판을 흔드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 계수정이 어떤 방식으로 병원 권력을 무너뜨릴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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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

전개 역시 시원시원하다. 한 회 만에 병원장이 바뀌고, 계수정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췌장암 환자 두 명을 살려낸다. 현실적인 속도감을 따지자면 다소 과감한 설정이지만, '닥터X'는 처음부터 현실적인 의학 드라마보다는 계수정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능력과 통쾌함에 방점을 찍는다.

주변 인물들도 계수정의 독주를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조력자로 활약하는 인턴 박태경(김우석),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도윤식(김영민), 엄마이자 상사처럼 그를 다독이는 장희숙(이정은) 등 조연진 모두 각자의 서사와 매력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부승권(손현주)이 이목을 끈다. 단순한 악역인지, 아니면 계수정의 편에 설 또 다른 변수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인물로 등장해 극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캐릭터인 만큼, 향후 계수정과 어떠한 관계 구도를 형성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결국 '닥터X'의 가장 큰 무기는 명확하다. 김지원이라는 배우가 가진 스타성과 계수정이라는 캐릭터의 통쾌함이 만난 것이다. 다만 빠른 전개가 장점인 만큼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계수정의 압도적인 능력이 반복될수록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이 단조롭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병원 카르텔이란 갈등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확장되고 그려지는지 관건이다. 시작부터 기분 좋게 출발한 '닥터X'가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김부장'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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