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구나 꿈꿨을 법한 현실적 소재에 나폴리탄 괴담을 입혔다. 숨 막히는 공포와 허를 찌르는 유머 사이에서 탁월하게 줄타기하는 연출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홀린, 생계형 호러 ‘꿀알바’ 이야기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꿀알바’(연출 김다민)가 7일 오전 진행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시사 및 GV 이벤트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번 상영에서는 전체 회차의 절반인 4회까지 상영됐다.
‘꿀알바’는 시급 50배부터 시작하는 ‘꿀알바’만을 소개하는 이상한 인력사무소를 배경으로 청년 혁준(이재욱)이 악몽 같은 노동 현장에 투입되며 펼쳐지는 생계형 밥벌이 호러 시리즈다.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의 확장된 흐름과 가치를 포괄하며, 올해의 최신 드라마 시리즈 기대작을 상영하는 부문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다.
작품은 시급 50배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벼랑 끝에 몰린 혁준이 반신반의하며 뛰어든 꿀알바의 실체는 첫 번째 에피소드인 편의점 아르바이트 편에서부터 베일을 벗는다.
마치 나폴리탄 괴담을 연상케 하듯,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이 순식간에 기괴하고 서늘한 공포의 무대로 뒤바뀌는 과정이 압도적인 흥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음과 양으로 나뉜 세계관, 그리고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왜 이 아르바이트가 고수익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며 판타지적 괴담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연다.
이어지는 에피소드 2회부터 4회까지는 삐에로, 우유 배달, 극장 등 평범한 아르바이트 직업군이 매회 메인 테마로 등장한다. 여기서 돋보이는 점은 각 아르바이트의 특성에 맞춰 공포의 질감과 괴담의 형태가 다채롭게 변주된다는 것이다. 에피소드 도입부에 새로운 아르바이트가 소개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기발한 방식의 기괴한 세계관이 펼쳐질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직업의 특성과 괴담을 접목한 영리한 스토리텔링이 극의 긴장감을 끌고 간다.
무엇보다 독특하고 매혹적인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낸 김다민 감독의 연출력이 압권이다. 감각적인 시각 효과와 청각적 사운드 디자인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시청자를 화면 속으로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제3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김다민 감독의 연출은 공포와 유머 사이의 밸런스에서 정점을 찍는다. 숨 막히는 공포심으로 옥죄다가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져 나오는 유머 코드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으며 탁월한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리듬감 덕분에 장르적 피로도 없이 극에 더욱 깊게 빠져들게 만든다.
‘꿀알바’만의 세계관을 지탱하는 배우들의 앙상블 또한 인상적이다. 위험한 노동에 내몰린 혁준 역의 이재욱을 필두로, 동생 지윤을 연기한 김민하, 수상한 인력 사무소 사장 역의 이희준, 그리고 실체를 맹렬하게 쫓는 연주 역의 고민시까지 주연 4인방이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뒷받침한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깔아둔 판 덕분에 매회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최현욱, 윤경호, 조현철, 윤병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특별출연 라인업이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다음 회차에는 어떤 얼굴이 등장할지 기다리게 만드는 것 역시 ‘꿀알바’가 가진 강력한 무기다.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시사 후 진행된 GV에서 김다민 감독과 한준희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주역들은 전반부는 물론, 이날 상영하지 않은 후반부에 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반부 4회가 짜놓은 촘촘하고 흥미로운 괴담의 판 위에서 남은 후반부가 어떤 파격적인 이야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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