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개그콘서트'의 이재현 PD가 최근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정세협을 추모했다.

13일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재현 PD는 티브이데일리에 정세협을 추모하는 메시지와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故 정세협은 지난 6일 밤 세상을 떠났다. 향년 41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사인은 심장마비다. 비보가 전해지자 '개콘'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정세협 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추모했다.

이날 이재현 PD는 "정세협 씨가 한동안 '개콘'을 안 하셨다. 건강상의 이유였다. 원래 몸이 이곳저곳 돌아가면서 아팠다. 최근 '세기의 대결'이란 코너로 돌아오고, 2주 전부터 새 코너들을 의욕적으로 가져왔다. 돌아가신 일요일 전에 있는 수요일에도 새 코너를 녹화했었다"라고 전했다.

이 PD는 "아이템 회의도 하고 코너를 어떻게 짜오겠다는 이야기도 나누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 몸이 괜찮아져 의욕적으로 다시 시작해 보려던 참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병으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황망하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정세협은 사람이 착했다.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후배들한테 시끄럽게 잘해주고 떠벌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조용히 뒤에서 끊임없이 챙겨주는 사람이었다"라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큰 인물이었다. 그래서 당시 내부 분위기도 침울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더해 이재현 PD는 "'개콘' 입장에선 너무 슬픈 일이다. '웃찾사' 다음, 새로 시작한 이후로 쭉 함께 했는데, 그래서 다들 많이들 울었다. 홍윤화 씨 같은 경우는 발인 전부터 울고 있을 정도였다. 정세협은 그 정도로 따뜻한 인물이었다"라고 밝혔다.

제작자 입장에서 정세협이란 선임 코미디언을 잃은 건 큰 전략적 누수기도 하다. 이 PD는 "신인들을 앞세워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배들이 메이킹하고 케어해 주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라며 "현역 코미디언들 사이에선 정말 큰 충격이었다. 어디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황망하다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공개된 '개콘'의 코너 'BJ레이블'은 정세협이 주도해 만들어진 코너였다고. 이 PD는 "정세협을 대체해서 코너를 검사했는데, 정세협 없이 대역을 누구를 세워도 그만큼의 완성도가 나오지 않았다. 독보적인 개그 스타일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아쉬운 부분이 큰 것 같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떠났다"라며 아쉬워했다.

특히 지난 12일 방송된 코너가 끝나자 화면에는 "무대에서 가장 행복했던 개그맨 정세협을 기리며"라는 자막이 올라왔고, 제작진은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재현 PD는 "너무 어린 나이다. 꽃다운 나이에 인생의 승부를 볼 수 있는 시기에 떠나서 안타깝다. 최근 전유성 선생님도 그렇고 조사에 맞닥뜨리니 안타까운 감정이 든다"라고 말했다.

'개콘'의 분위기는 어떨까. 이 PD는 "팀 분위기는 발인하고 와서 코너 검사를 좀 늦춰서 시작했다. 아까 전 우는 얼굴은 없이 웃으면서 열심히 하니까 고마운 마음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쳐져 있으면 안 된다'는 마음들이었던 것 같다. 다들 유쾌하게 털어내고 '개콘'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세협은 지난 2008년 SBS 공채 10기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웃찾사', '개그투나잇' 등을 통해 활약했다. 특유의 '차오차오'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2015년에는 백혈병 투병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완치 판정을 받고 '개그콘서트'로 복귀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KBS2 '개그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