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진이 드라마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26일 오후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유인식 감독, 문지원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작품이다. 1회부터 입소문을 타며 8회 만에 시청률 13%를 기록,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날 유인식 감독, 문지원 작가 등 제작진은 드라마의 인기에 대한 소감, 시청자들의 여러 의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생겨나는 여러 시청자들의 반응, 실제 자폐인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문 작가는 "제가 자폐인이거나 제 가족이나 지인이 자폐인이라면 저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는 게 굉장히 불편했을 것 같다. 쉽게 재밌다고 하지 못했을 것 같고, 볼지 말지 고민했을 것 같고, 봤다 하더라도 선의와 호의가 가득한 드라마일지라도 복잡한 심경을 느꼈을 것 같다"라며 "게다가 드라마가 너무 잘돼서 안 보고 싶어도 온 세상이 '우영우' 하니까 그 분들이 느끼실 복잡하고 심란한 기분을 공감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문 작가는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서 죄송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그러한 불편함에 공감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제가 우영우 캐릭터를 통해 의도한 바는 극단적 강점, 극단적인 약점을 한 몸에 가진 인물이라는 설정이기는 했다. 드라마 속 특별히 두드러지는 빌런을 설정하지 않은 이유도 우영우의 변호사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그가 가진 자폐 그 자체라고 생각했고, 사람의 형태를 한 빌런을 설정하지 않은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박은빈 배우에 의해 훌륭하게 만들어진 우영우란 캐릭터가 많은 분들의 인기를 끄는 것도 맞지만, 드라마를 만들 때는 자폐로 인해 생기는 어두움을 안 다루려고 한 것은 아니다. 최대한 보여드리려 했었지만, 그러한 장면 때문에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봐 농도나 정도에 대해 고민하고 쓴 부분이 있었다. 다 전달되지 못했다면 작품이 가진 한계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사람들이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유는 안쓰럽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스럽고 씩씩하기 때문이기를 바랐다"라고 힘줘 말했다.

유 감독 또한 "자폐 스펙트럼 환자의 부모의 후기를 본 적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잘 그려도 속상할 거 같고, 나쁘게 그려도 속상할 거 같아서 안 보려고 하다가 드라마를 봤다. 박은빈 배우의 자폐 특성을 귀엽게, 매력적으로도 봐주는 모습들을 통해 내 아이에게만 느끼던 귀여움, 빛나는 부분이 사회적으로도 사랑 받을 수 있구나 생각에 이 드라마를 사랑하게 됐다는 글이었다"라며 "그 글을 보고 촬영하며 많이 울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실제로 대부분의 자폐인이 우영우 같지는 않기에, 자폐인들과 그 가족들은 일상생활, 의사소통에서의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이 드라마를 보고 더 속상해하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계신 것도 안다"라며 "우영우가 자폐를 가진 사람을 대표할 수 있느냐 물으시면 '그럴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자폐는 너무나 다양한 천차만별 양상을 가지고 있으니까. 또 우영우는 우리가 부여한 최고의 지적 스펙을 가지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기획할 때 '자기 안의 세계에 갇혀진 것으로 알려진 한 자폐인이 여러 사람과 부대끼고 진실과 거짓이 충돌하는 로펌이라는 세계에 들어갔다면? 비자폐인과 어울려 변호사의 길을 걸어간다면?'이라는 가정 하에서 출발했다"라며 "그 질문을 가장 잘 체화할 수 있는 캐릭터 우영우를 만든 거고 최소한의 개연성을 담아서 만들려고 한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만약 자폐인이 변호사가 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과정을 담았다면 다른 드라마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라며 "그저 우영우는 드라마가 담고 있는 특정한 이야기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주인공으로 설정됐다. 현실 가능성 측면보다도 이 이야기, 애초에 하려던 이야기가 잘 전달될 수 있는 지에 집중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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