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순위 조작 역시 사실로 드러났다.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던 책임 프로듀서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난 주장을 어어진 공판에서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9단독(이원중 부장판사)은 25일 오후 2시 30분 업무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제작진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첫 공판 이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휴정 및 법원 정기인사 등의 사유로 약 4개월 만에 재판 일정이 잡혔다.

이날 피고인석에는 '아이돌학교' 김태은 책임프로듀서(CP)와 엠넷 김모 본부장이 앉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유료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날 공판에서는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양측 변호인이 앞서 부인했던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하며 증인신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김 본부장 측 법률대리인이 피고인 신문을 요청하며 피고인 신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선 공판에서 '아이돌학교' 김 CP 등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전체 11회 방송 중 2~11회에 걸쳐서 순위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하며 "유료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의 이익을 위해 만회하려 한 일을 업무방해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장"이라고 하며 법리적으로는 범죄 사실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본부장은 김 CP와 투표 조작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1차 공판에서 주장한 "당시 관리 프로그램이 16개였고 정규 프로그램 외 해외 공연 등 모든 프로그램을 관리하므로 세부적인 것까지 지시할 여력이 없었다"는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11회차 조작 관련해 선정된 후보를 바꾸는 것에 공모한 적이 없다면서 혐의가 있다면 방조 정도라고 주장했다.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의혹은 경찰이 역시 엠넷에서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순위 조작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다. 시청자들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가 결성, 정식으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며 조사가 시작됐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은 사실로 드러났으며, 피해 연습생들의 명단까지 공개됐다. 해당 프로그램을 연출한 안준영PD는 상고 끝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월을 받았다.

'아이돌학교' 조작 공판의 다음 기일은 오는 4월 26일이다. 김 CP 측은 프로그램 출연자 사생활을 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재판을 진행해달라는 요청사항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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