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싸이퍼(Ciipher)가 제작자인 가수이자 배우 비(정지훈)의 화끈한 지원사격 속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는 일곱 멤버들의 아버지를 자청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싸이퍼(케이타 태그 원 현빈 탄 도환 휘)의 첫 번째 미니앨범 ‘안꿀려’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슈피겐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비가 맡았다.

비는 싸이퍼의 제작자로 정식 데뷔 전부터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싸이퍼와 따로 또 같이 출연해 그룹을 홍보해 왔다. 아내이자 배우인 김태희가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하는 등 애정을 쏟았다.

“아이돌 제작 환경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라고 운을 뗀 비는 “무한 경쟁 시대다. 나도 꾸준히 아이돌을 제작한다는 것에 있어서 어떤 방향을 갖고 어떻게 만들지 연구를 많이 했다”라고 했다.

또 “대략 22년 전 스승인 박진영에게 기회를 얻었듯 나도 꿈을 이루지 못한 후배들에게 어느 정도의 능력치가 된다면 그 기회를 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제작자의 눈으로 본 싸이퍼가 가진 경쟁력으로는 실력과 가능성을 꼽았다. 데뷔곡을 청량한 콘셉트에 가려져 춤, 노래 실력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양한 장르, 색깔의 곡들을 통해 꾸준히 그룹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 능력을 갖췄다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비는 “내가 데뷔했을 때만 해도 1집이 안 되면 해체였다. 지금은 3~4년은 활동을 해야 이름을 알리고, 정이 가고, 멤버별 캐릭터도 보인다. 마치 나와 같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스타이지만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춤 실력과 노래 실력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내 아이들이라 실력이 뛰어나다라고 하는 것은 송구스럽고, 천천히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내가 뽑았으면 이러한 능력치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주시는 분이 있을 거다. 실력을 보고 뽑았고, 외모도 굉장히 나는 마음에 든다”고 했다.

장기 프로젝트를 예고한 만큼 신인상 등에 대한 기대도 없다고 했다. 비는 “아이돌 시장이 힘들다. 일곱 멤버가 상처받지 않고 꾸준히 자기 색깔들을 내며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한 곡으로 유명해졌다 빨리 사라지는 그룹도 많은데 노래도 좋아야겠지만 캐릭터들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가진 목표이자 공략점”이라며 “노래만 좋으면 금방 잊힌다. 사람이 좋으면 1년 많게는 10년도 간다고 생각한다. 변하지 않고 꾸준히 색깔을 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천천히 다가가 매력을 어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로모션 활동에서 보인 애정 덕 비는 ‘비버지’(비 아버지)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해당 수식어에 만족을 드러낸 비는 “아들이 없는데 일곱 아들이 생겼다. 진심으로 아들 같다. 예전에 느낀 거지만 스승 박진영이 날 위해서 맨하튼 한복판에서 몇 블록을 뛰면서 내 곡을 팔 때,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했던 기억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했던 기억들이 나도 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정말 자식 같다. 이 친구들이 잘 되기만 한다면 이 한 몸 어떻게든 희생하고 싶다. 본인들의 젊은 날 인생을 건 건데 나도 스승으로서 내 인생을 걸고, 물론 실패할 수 있지만 이 친구들을 위해 스승, 형으로서의 노력은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자신했다.

싸이퍼 역시 제작자 비에게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도환은 “단체 대화방에서 좋은 반응,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 것들을 보며 심적으로 많이 기댈 수 있고, 안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고, 케이타 역시 “‘형만 믿어’라는 말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힘들고 지칠 때 와서 눈을 바라보며 해주셔서 그게 좋다”며 믿음을 보였다.

비가 제작하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명성만큼의 노력을 통해 보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빈은 “비가 키우는 그룹이라고 하면 실력을 기본 베이스로 생각해서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모두 연습하며 비 이름에 먹칠하지 말자는 말을 비의 데뷔 초창기, 전성기 모습을 보며 했다. 어떻게 무대에서 저런 모습, 저런 끼를 발산할 수 있나 싶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 싸이퍼도 잘 되고, 비가 우리를 통해 제작자로서의 명성도 얻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탄은 “항상 말씀하실 때 생각이 많으면 몸으로 행동하라고 하신다. 최근 활동하며 비 형이 연습하는 것을 봤을 때, 내가 형보다 살아생전에 잘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일 수 있을까 싶었다. 오늘 데뷔했지만, 가수 생활을 하는 내내 (비가 제작한 아이돌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가는 상태로 열심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의 무한 애정 속 데뷔한 싸이퍼란 그룹명은 ‘암호를 가진 자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무대 밖에서는 팬들에게 하염없이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무대 위에서는 암호를 가지고 강력한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데뷔 앨범 ‘안꿀려’는 풋풋한 소년들의 사랑을 담은 앨범이다. 싸이퍼로서 내닫는 첫 걸음을 당찬 모습의 사랑으로, 때로는 설레고 어려운 감정들로 풀어냈다.

앨범에는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안꿀려’를 포함해 총 5곡이 담겼다. 멤버들이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타이틀 곡 등을 작곡한 태그는 “우리가 만든 곡으로 대중 앞에 서고 데뷔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뿐이고 고맙다”는 소감을 전했다.

회사 내에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선택을 받은 것에는 고마움을 전했다. 태그는 “내가 만든 곡이기는 하지만 나도 사실 아직까지도 정답을 모르고 있다. 데뷔곡이 됐지만 대중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반응해줄지 걱정과 기대가 있다. 내 곡이 뽑힌 것이 믿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데뷔곡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곡이다. 짝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다른 남자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사에 담았다.

앨범에는 이 곡 외에도 모태솔로라서 떨리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한 ‘모태솔로’, 사랑할 때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쉽게 털어내지 못한 감정을 담은 ‘기브 미 러브’(Give me Love), 미칠 것 같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랑의 느낌을 표현한 ‘파이어’(Fire), 사랑에 빠진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을 써내려간 ‘폴 인 러브’(Fall in Love)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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