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비밀의 숲'은 괴물 드라마가 분명했다.
지난 6월 10일 첫 방송된 케이블TV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연출 안길호)이 7월 30일 밤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조승우)과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이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을 담았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20.5%(이하 전국유료가구기준, 닐슨코리아)라는 대대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도깨비' 이후 '내일 그대와' '시카고 타자기'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tvN이 금토극을 과감히 폐지하고 새롭게 편성한 주말극의 첫 주자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100% 사전 제작된 작품으로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베일을 벗은 '비밀의 숲'은 첫 회부터 검찰 스폰서 박무성(엄효섭)의 살인 사건을 전면으로 내세워 시선끌기에 성공했다. 이후 박무성 살인 용의자 강무섭(윤경호)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교도소에서 자살을 하는가 하면 박무성이 성 접대한 김가영(박유나)이 피투성이가 된 채 그의 집에서 발견되는 등 관련 사건사고들이 휘몰아치듯 전개돼 극의 몰입도를 한층 고조시켰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는 이야기는 완벽한 연결고리를 이루며 높은 작품성을 증명했다. 극 초반 박무성을 죽인 살인범을 찾는데 집중했던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그와 관련된 검·경찰 내부 비리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흥미를 더했다. 성상납과 뇌물수수, 청탁, 모함 등 각종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검·경찰 내부의 민낯을 사실감있게 그려낸 드라마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면을 조명하며 정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특별히 마지막 회는 90분의 파격 편성을 통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했다. 검사장 출신 민정수석 이창준(유재명)의 자살로 인해 낱낱이 밝혀진 온갖 부정부패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 등이 추악한 우리 사회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가 선사하는 메시지의 감동을 더했다.
또 드라마는 매 회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이를 테면 박무성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이 검사 영은수(신혜선)였다거나 혼수상태인 김가영을 죽이려고 했던 인물이 용산경찰서 서장 김우균(최병모)이었다는 점, 또 서부지검 사건과 과정 윤세원(이규형)이 이 모든 사건의 진범이었다는 사실 등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실제 인물인 듯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이 눈부셨다. 주연 배우 조승우 배두나를 비롯해 이준혁 유재명 이경영 최병모 윤세아 박성근 이규형 최재웅 장성범 등 내공 가득한 배우들의 호연이 시너지를 이루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먼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조승우는 어떤 상황에도 냉정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일관된 감정을 유지한 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황시목 그 자체였다. 어릴 적 받은 뇌수술로 인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인 만큼 특별한 감정 변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눈빛부터 호흡, 손짓 등 작은 디테일에 보다 집중하며 섬세한 표현에 힘썼다. 극 후반부에는 공조수사하는 한여진과 시간을 보낼 때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는다거나 후배 영은수가 억지 부리며 이기적인 행동을 보일 때 화를 내는 등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 보이는 황시목의 변화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했다.
또 무려 7년 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친 배두나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들었다. 정의롭고 열정 넘치는 형사 한여진을 연기한 배두나는 특유의 거침없고 당당함으로 캐릭터를 더욱 카리스마 있게 그려냈다. 여기에 때때로 보이는 코믹한 모습이 위트를 선사하며 극의 재미를 살렸다.
특별히 황시목과 한여진이 공조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의외의 '케미'를 폭발시켜 눈길을 끌었다.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두 사람이었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수사를 진행,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두 사람 외에도 서부지검 검사장을 거쳐 청와대 수석 자리까지 오르는 절대적 권력자 이창준 역의 유재명,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실속 챙기기에 급급한 비리검사 서동재 역의 이준혁, 이창준의 장인이자 대기업인 한조그룹 회장으로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이윤범 역의 이경영, 이창준의 아내이자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소유자 이연재 역의 윤세아, 2년 전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픔을 지닌 인물이자 모든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진 윤세원 역의 이규형 등 각각의 매력적인 인물들을 더욱 입체감 있게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이처럼 '비밀의 숲'은 남다른 퀄리티의 영상미,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적인 스토리 라인, 극의 활력을 더하는 캐릭터들의 활약, 또 이를 200%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힘입어 크게 호평받았다. 이에 따라 첫 회 3%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고 4%를 돌파, 이후 12회 방송이 5.5%까지 오르는가하면 마지막 회 시청률이 6.6%까지 찍으며 최고 시청률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밀의 숲'은 작품성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나무랄데 없었다. 이만한 호평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고, 이는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과였다. 시작부터 강렬함으로 다가온 '비밀의 숲'이었기에 종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강한 여운을 남기게 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