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화려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활동하던 아이돌 그룹이 보컬 형 그룹으로 변신한다는 것, 이는 새롭게 데뷔를 하는 것만큼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퍼포먼스를 동반한 무대는 가창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분산되기 마련이지만, 보컬이 주가 되는 무대는 가창력이 곧 무대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데뷔, 올해 6년차가 된 그룹 백퍼센트(혁진 록현 찬용 민우 종환)가 최근 변신을 꾀했다. 지난 달 22일 미니앨범 ‘스케치북’(SKETCHBOOK)으로 컴백, 팝 록 장르의 타이틀 곡 ‘어디 있니’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퍼포먼스 대신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서 비교적 ‘정적인’ 무대를 꾸미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초절정 고음’과 ‘아카펠라’라는 고난이도 스킬 두 가지를 동시에 내세웠다. 데뷔 연차에 비해 그리 큰 인지도를 쌓지 못한 이들의 ‘승부수’와 같은 느낌을 주는 행보다. 가창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도전이기도 하다.

바람처럼 이들은 변신 자체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칼 군무 등으로 획일화 된 보이그룹 시장에 새로운 색깔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 등이 주목을 받는 이유로 통했다.

유명 프로듀싱팀 스윗튠과 함께한 곡 자체에도 호평이 따랐다. 특히 음원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이별 후 느끼는 후회를 담은 애절한 가사와 이를 뒷받침하는 멜로디가 늦겨울, 초봄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평을 얻었다.

그러나 라이브 무대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을 이뤘다. 색다른 느낌을 준다는 반응도 있지만, 멤버 각각의 색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거나 무리한 고음 파트가 불편한 느낌을 준다는 반응도 있다.

특히 최근 음악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는 반응까지 따르고 있다.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전문 방송을 비롯해 케이블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까지 컴백 이후 수차례 방송 무대를 꾸몄지만 여전히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

아카펠라를 한다지만 화음에서 불안함이 드러난다는 지적, 자신감 있게 내세운 고음 파트 역시 그리 매끄럽지 않게 흘러간다는 지적 등이 따른다. 심지어는 리드 보컬이 가성으로 짜내는 지나친 고음이 곡의 몰입도를 해친다는 거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가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지적들이다. 야심차게 변신을 꾀하고, 무대를 준비해 온 이들에게 자극이 될 수밖에 없는 지적들이기도 하다.

물론 가창은 컨디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아이돌들에게서 완벽한 컨디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진 실력을 100% 뽑아내지 못했을 수 있다. 방송사의 음향 시스템이 이들의 역량을 다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강조하듯 ‘데뷔 6년차’ 그룹이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무대를 꾸미며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과 실력을 키워왔기 때문, 환경적 요인이 무대에 영향을 미칠 단계를 넘어섰다. 이에 변신 자체로 주목을 받기 보다는 무대의 ‘완성도’에 더 초점을 맞췄어야 하지 않냐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변신’이 이들의 인지도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백퍼센트가 남은 활동을 어떤 모습으로 꾸며갈 것인지에 음악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