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약물 운전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MBN 보도를 통해 이경규 사고 정황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해당 영상 속 이경규는 8일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았다. 차에서 내려 인도가 아니라 차도를 비틀대며 걸었고, 이로 인해 뒤에서 주행해 오던 차량 두 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달려야 했다. 버스 운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경규는 그에게 "차를 정차하려다가 감기약으로 인해 버스 뒤를 조금 쳤다"라고 말했다고.

사고 이후 이경규는 모퉁이를 돌아 차량을 옮겼고,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뒤 돌아와 차를 주차한 곳과 20m 떨어진 곳의 엉뚱한 주차장을 찾았다. 이경규는 다른 차량을 타고 떠났다.

병원에 가기 전 주유소 세차장에 들렀던 CCTV 영상도 공개됐다. 이경규는 후진을 하라는 직원의 손짓에도 반대로 돌진해서 벽을 들이 받았으며, 세차장을 빠져나온 후에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도 했다. 당초 보도됐던 것처럼 단순히 착오로 차량을 바꿔 운전한 것 이상의 사고가 있었던 것.

이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시행한 이경규의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검사 결과에서도 양성이 나왔고 이경규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이경규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이경규는 24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1시간 45분 가량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약물 복용 경위와 운전 당시 상황 등을 진술했다.

이경규를 당시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공황장애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먹는 약 중 그런 계통의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리고, 저 역시 조심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석했던 변호인 또한 그가 10년 간 공황장애를 앓아왔고, 사건 전날에도 처방약을 먹었으나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간 것이었다고 해명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주의"라고 사과했다.

그간 이경규가 방송을 통해 오랫동안 공황장애 투병 소식을 알려왔기에 여론 또한 이경규의 실수로 기울어졌다. 하지만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그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26일 이경규 소속사 ADG컴퍼니는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하여 팬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린다"라며 공식입장을 발표, 재차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 측은 "이경규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당시 건강 상태와 운전 경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 본인의 부주의로 우려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처방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이 안좋은 상태에서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였다"라며 "사고 당일, 평소 복용중인 공황장애약과 감기몸살약을 복용하고 병원 진료를 위한 이동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었으나, 좀더 신중해야 할 사안이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경규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않도록 약 복용 후 운전에 신중을 가하겠다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재차 반성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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