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보고 놀란 가슴 지드래곤 보고 놀란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11.19(일)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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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라에게 물린 경험이, 자라의 등딱지와 비슷하게 생긴 솥뚜껑만 보아도 화들짝 놀라게 만든다는 거다. 현재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자신을 향한 마약 투약 의혹에 언론 인터뷰까지 자처하며, 유례없는(?) 적극적인 해명을 하고 있음에도 적지 않은 대중이 나름의 ‘합리적 의심’을 지우지 못하는 까닭이다.

사전에 명시된 ‘합리적 의심‘의 뜻은, 감에 의한 의심이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의심이다. 이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이 지드래곤에게 가지는 확신에 찬 생각, 그는 마약을 한 게 분명하단 시선은 합리적 의심이라고 하기 어렵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또 지드래곤이 받는 혐의가 그저 의혹일 뿐이라 시원하게 인정하기에는 무언가 탐탁지 않은 것도, 대중의 솔직한 입장이다.

자진 출석해서 마약류 간이 검사도 받았고 정밀 검사 또한 의뢰했다. 한 언론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어 항간에 떠도는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진심을 실어 해명했다. 이전의 지드래곤이 어떠했는지 아는 사람들은, 비록 매체에 비친 이미지에 국한된 앎이겠지만, 그답지 않다고 이야기할 만한 행동이고 선택들이다. 본인 또한 많은 고민이 되었으나 자신의 결백함과 올바른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라 이야기했다.

이쯤 되면 대중으로서도 그의 단순명료하고 단호한 ‘하지 않았다’가 정말 사실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왜 온전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 걸까. 자꾸 이 정도면 사실이어야 하는데, 에서 머물고 만다. 즉, 사실이 아닐 가능성, 거짓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여전히 강하게 잔존하여, 그로 인해 발생할 실망감이나 배신감으로 인한 고통을 예비해 두게 되는 것이다.

대중이 이런 감정을 갖게 된 저변에는, 지드래곤을 톱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았고 이제는 그만의 고유한 것이 되어버린, 언젠가 그가 직접 언급하기도 했던 ’돌연변이‘, ’일탈적인 존재‘로서의 이미지가 뿜어내는 퇴폐미가 자리 잡고 있다. 퇴폐미, 도덕이나 풍속 문화 따위를 벗어난 데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다. 여기에서, 해당 범죄 혐의에 있어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럴 만한 인물이라는 가정(假定)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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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뒷받침하듯 2011년에 대마 흡연 혐의로 기소 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으니, 지드래곤이 다시 한번 맞닥뜨린 의혹이 그로서 상당히 자연스러운 전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중의 일반적이라면 일반적이고 편협하다면 또 편협한 시선이리라. 게다가 최근 지드래곤이 매체와의 인터뷰나 공식 석상에서 보인 말투와 몸짓은 앞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한 배우 유아인의 것을 떠오르게 했는데 단순히 비슷해서가 아니다.

둘 다 말투와 몸짓이 어느 순간부터 이전에 지녔던 모양새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점이 묘하게 겹쳤다. 날이 갈수록 말은 어눌해지고 행동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쪽으로 변해갔으니, 대중은 아티스트 특유의 면모가 좀 더 짙어지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실상은,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다른 게 아닌 바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마약 투약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상당한 무게감이 실렸다.

이제 대중에게 두 사람이 묘하게 겹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더없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실체 얻는 의심이 형체를 얻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지드래곤 또한 마약 때문에 그리 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는 강력한 심증이 되어 경찰 수사에서 반드시 뒷받침될 만한 물증 또한 나올 거라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합리적 의심을 가지는 상태에 이르렀다.

물론 지드래곤은 이 합리적 의심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반박했다. 불안정해 보이는 몸짓은 오래 춤을 추다 보니 몸이 아주 유연한 편이어서, 어눌한 말투는 영향력이 생기면서부터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다 보니 그렇게 보인 것 같다며, 고칠 부분은 고쳐야겠지만 이런 상황이 솔직한 심정으로는 속상하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경찰의 마약 수사 또한 난항을 겪고 있어, ‘하지 않았다’는 그의 입장 표명에 좀 더 힘이 실릴 수도 있겠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대중이 지드래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세모꼴에 가깝다는 게 흥미로울 따름이다. 지드래곤은 억울하기 그지없겠다. 어디까지나 그의 해명이 모두 옳다는 전제 하이지만. 하지만 누구를, 무엇을 원망하랴. 하필 그의 스타성이 기반으로 삼은 게 퇴폐미이고, 또 하필 자라의 등딱지를 바로 연상시켜도 될 정도로 아주 비슷한 모양새를 솥뚜껑에 새겨넣은 이도 바로 자신이니. 오해하지 말 것은 대중은 지드래곤의 전면 부인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이길,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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