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억지로 웃기기 있나요? [씨네뷰]
2023. 10.03(화) 08:00
30일
30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억지로 웃음을 짜낸다. 완성도와 개연성을 하늘로 날려 보내고 오로지 코미디를 쥐어짜는 데에만 집중했다. 억지로 웃는 것도 웃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 ’ 30일’이다.

영화 ‘30일’(감독 남대중)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코미디다.

영화는 정열과 나라가 사랑 하나로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결혼했지만, 성격 차이로 인해 이혼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다른 사람과의 결혼도 파투낼 정도로 서로를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제는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할 정도로 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긴 호흡으로 이어지다 보니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미 앞에서 상당수의 러닝타임을 소비한 영화는 이혼 직전, 동반기억상실로 뜻하지 않게 30일 동안의 유예기간 동안 함께 살게 된 정열과 나라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도 지나치게 긴 시간을 할애한다. 이야기 전개에 그다지 필요치 않은 부분까지 욱여넣다 보니 보는 사람의 피로감은 2배가 된다.

이렇다 보니 영화가 중점으로 밀고 가는 코미디도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영화는 캐릭터 플레이나 상황 등으로 코미디로 빚어내는 것이 아니라 장면마다 배우들의 연기로 쥐어짜 내는 코미디에 기대는 모양새다. 배우들의 원맨쇼나 다름없는 코미디 차력쇼가 계속되다 보니 코미디에 대한 피로도도 같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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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누가 봐도 불쾌한 상황을 코미디로 치환하려는 얄팍한 감독의 수도 아쉽다. 예를 들어 정열과 나라가 기억을 점차 찾아가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두 눈 뜨고 보기 민망한 스킨십을 하는 걸 코믹하게 연출한다. 또한 정열과 나라의 침대 위 스킨십을 본 나미(황세인)가 모친에게 나라가 정열을 성폭행한다고 장면을 코믹하게 연출하니 웃음보다는 불쾌하기만 하다.

또한 영화는 동반기억상실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개연성도 허물어뜨린 채 결말을 내놓는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숨어 끝까지 억지웃음을 짜내 영화의 엉성한 완성도를 가리려는 연출력에 한숨만 나온다.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무너져 있다 보니 배우들의 고군분투가 빛을 잃었다. 영화 ‘스물’ 이후 오랜만에 만난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 호흡이 아까울 지경이다.

동반기억상실이라는 소재도, 배우들의 케미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30일’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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