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익금 기부'…김종국 쇼핑몰, 눈 가리고 아웅 [이슈&톡]
2023. 09.25(월)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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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연예인 프리미엄일까, 거품일까

가수 김종국이 데뷔 후 처음으로 론칭한 의류 쇼핑몰이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여느 연예인들의 쇼핑몰과 비슷하게 거품 논란이 재현됐다. 김종국은 가격 조정을 약속하는 운영자들과 달리 기부 전략을 펼쳤다. 단 조건이 있다. '첫 수익금 전액 기부'다.

김종국은 지난 4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쇼핑몰의 제품들을 홍보했다. 그는 "옷 입고 사는 고민 줄이려고 옷 만들었다. 제 평소 감성대로 만들어서 착용감이 촥 감기는 그런 옷이다. 제가 늘 입을 옷이라 신경 많이 썼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며 론칭 소식을 알리고 제품도 광고했다.

홍보는 뜻하지 않은 화살이 돼 돌아왔다. 김종국의 쇼핑몰은 주로 반팔 티셔츠, 민소매 티셔츠로 구성돼 있다. 평균 가격은 4만 원대. 제품 구성과 가격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쇼핑몰 이름이 박힌 심플한 디자인의 반팔 티셔츠 가격치곤 지나치게 비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김종국은 구구절절 해명하는 대신 승부수를 꺼냈다. "티셔츠의 첫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는 것. 물론 결심을 발표하기 전 제품에 대한 약간의 항변도 있었다. 다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정성 있게 말씀드리는데 티셔츠에 글씨만 찍은 느낌의 옷은 아니다. 성의 있게 만들었다. 제가 옷 입을 때 원단에 까다로운 편이어서 신경 많이 썼다. 가격 부분도 다양하게 문의를 거쳐서 합리적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한 것.

그는 논란의 핵심인 '고가 책정'에 대해 "제가 영상에서 비싸지 않다고 표현한 부분이 객관적으로 고려되지 못한 표현이라 오해를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라며 "저도 이런 분야는 잘 모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종국의 진정성 있는 마음이 소비자에게 닿은 것일까. 해당 제품은 전부 품절됐다. 김종국의 약속대로 수익금은 전액 기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종국의 기부 약속이 '거품 논란'에 대한 적절한 대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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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은 매출액이 아닌 '수익금 기부'를 약속했다. 소비자는 그가 쇼핑몰에 '티셔츠'라는 상품을 완성해 내놓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자신도 '이런 분야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운영자가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은 어떨까. 제품의 원가와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수익금 내역을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김종국이 그 내역을 상세히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첫 수익금 기부 약속이 거품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순 없다는 뜻이다. 마치 조삼모사와 같은 꼴이 아닌가.

가공업 시장은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이 많이 드는 까닭에 운영이 까다롭다. '작은 쇼핑몰 운영자'가 된 김종국 입장에선 '4만 원 반팔 티셔츠'의 가격이 적절했을지 모른다. 유명 브랜드 로고가 박힌 반팔 티셔츠가 수 십만 원을 웃도는 것 처럼 자신의 네임 벨류를 가격에 포함하는 게 마땅했다고 여겼을 것이다.

아니라고 답한다면 곤란하다. 그가 고퀄리티라고 답했던 티셔츠의 면소재는 '코마사20수싱글'이다. 해당 소재의 티셔츠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얼마에 팔리고 있을까? 포털에 검색만 해봐도 안다. 1만원 대 이하도 상당수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연예인 프리미엄이 야기한 거품'에 있다.

'유명세'라는 말이 있다. 알려진 이름에는 명예가 따른다. 무언가를 알리고 유명세 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연예인, 셀럽 출신들의 쇼핑몰이 론칭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쏠리는 이유다. 이 유명세를 반대로 적용하면 어떨까. 받는 조명 만큼 치러야 할 세금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프리미엄엔 댓가가 따른다. 커머스 시장에서 작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비용을 적게 책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프리미엄'을 획득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런 분야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 따위가 통하지 않는 게 바로 '커머스 시장'이다.

연예인들이 쇼핑몰을 론칭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아쉬움이 많다. 대부분 자신들의 직업적 프리미엄과 네임 벨류를 가격에 책정해 손쉽게 수익금을 마련하려는 행태를 보여인. 물론 자신만의 노하우를 통해 적정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을 제품을 판매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품의 완성도 보다 홍보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김종국은 약속대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첫 수익금을 기부하겠지만, 이는 결코 논란에 대한 답은 아니다. 오히려 논란의 본질을 피하기 위해 그럴싸한 포장지를 내세운 느낌이다. 비단 김종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걸고 쇼핑몰을 론칭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된 쇼핑몰은 다섯 손가락에 꼽기도 힘들 정도로 드물다. 자신의 프리미엄이 결코 거품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연예인 쇼핑몰 운영자'는 몇이나 될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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